[제주]“언제든지 손쉽게 복제동물 만든다”

  • 동아일보

박세필 제주대교수팀 등 급속 냉해동기술 첫 적용
제주흑우 씨암소 복제 성공

신기술인 체세포 복제수정란 급속 냉동 및 해동으로 태어난 흑우 씨암소인 흑우순이(오른쪽)가 2009년 복제 흑우인 ‘흑올돌이’와 함께 제주대 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신기술인 체세포 복제수정란 급속 냉동 및 해동으로 태어난 흑우 씨암소인 흑우순이(오른쪽)가 2009년 복제 흑우인 ‘흑올돌이’와 함께 제주대 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3일 오전 제주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교정 잔디밭에 모습을 드러낸 흑우(黑牛) 3마리 가운데 암송아지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31일 태어난 ‘흑우순이’로 7개월가량 지난 현재 몸무게가 150kg에 이를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다.

흑우순이는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송아지이지만 다른 복제 소와는 다른 과정을 밟았다. 체세포 복제수정란을 급속으로 냉동하고 해동하는 기술이 세계에서 처음 적용된 것.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 제주대 교수)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소장 김영은)는 공동으로 씨암소의 체세포 복제수정란을 영하 196도에서 급속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한 후 곧바로 자궁에 이식하는 ‘초급속 냉동 및 해동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3년 전 노령으로 도축된 제주흑우 씨암소의 체세포로 복제수정란을 15분 만에 급속 냉동한 뒤 지난해 1월 해동해 자궁에 이식했다. 해동할 때 복제수정란 생존율은 80∼90%에 이르렀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복제수정란을 이식할 수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말 복제 씨암소인 흑우순이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연구팀은 친자감별 유전자분석 결과 죽은 씨암소의 체세포와 복제소 유전자 마커가 모두 일치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2009년 복제에 성공한 씨수소인 ‘흑영돌이’와 ‘흑올돌이’는 복제수정란 생산과 동시에 자궁이식이 이뤄졌다. 공상과학(SF)영화 속에 복제인간을 만드는 장면처럼 냉동과 해동기술이 실제 동물복제에 적용된 셈이다.

박세필 교수는 “이번 흑우순이의 복제 성공은 언제든지 손쉽게 우수형질의 유전자 종을 보존하고 개량할 수 있는 실용화 기반기술을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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