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前원장 소환… 역대 7명 중 5명째, ‘금융검찰’ 금감원 굴욕

  • Array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 檢 ‘저축銀 비호’ 의혹 추궁

우산 들고 출두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9일 굳게 입을 다문 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대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우산 들고 출두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9일 굳게 입을 다문 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대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9일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0·구속)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구명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63)을 불러 14시간 동안 조사했다. 김 전 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변호인과 함께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한 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원장은 10일 자정 무렵 돌아갔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을 참고인으로 다시 부를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이 등기이사로 재직했던 아시아신탁㈜이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90억 원을 투자한 경위에 대해 조사했다. 또 김 전 원장이 금감원장에 취임하기 직전 모두 매각했다고 주장한 부인 명의 아시아신탁 주식을 지인에게 명의 신탁해 차명 보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지난해 2월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은행에 대한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 당시 김 전 원장이 검사 중단을 지시해 검사를 1주일가량 중단시킨 데 이어 4월에는 감사원을 찾아 금감원 임직원의 징계를 요구한 감사 내용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금융감독원은 1999년 출범 이후 거쳐간 원장 7명 가운데 김 전 원장을 비롯해 5명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이용근 전 원장(2대)과 이근영 전 원장(3대)은 각각 뇌물과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돼 법원이 혐의를 인정했다. 또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시행사업을 위해 내세운 특수목적법인(SPC) 가운데 하나인 낙원주택건설 대표 임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영장기각 법리상 다툴 여지가 있어서 범죄 혐의 소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임 씨는 2006년 전남 순천시 왕지동 아파트 개발사업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 대주주로부터 인허가 등 로비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일부 임원이 구속된 뒤에도 월급을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 예금자 비상대책위원회는 4월 12일 구속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김양 부회장, 강성우 감사 등 3명에 대한 4월 치 급여 2413만5000원이 정상 지급됐다고 밝혔다. 또 부산저축은행의 사업장 가운데 한 곳인 경기 시흥시 군자동 영각사 봉안당(납골당)에 대한 경매는 채권자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채권자 측은 영각사와 봉안당에 200억 원대 세금이 부과돼 있는 상황을 의식해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9일 보해저축은행에서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브로커 강모 씨(54)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강 씨는 2008년 4월부터 한 달 동안 보해저축은행에서 모두 68억 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