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게이트]대정부 질문 공세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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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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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총리 “오만군데 압력, 금감원 중심 저항 의미”

국회서 답변하는 김황식 총리 김황식 국무총리가 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김 총리는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 중단 외압 의혹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회서 답변하는 김황식 총리 김황식 국무총리가 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김 총리는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 중단 외압 의혹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황식 국무총리는 2일 저축은행 예금자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해 “5000만 원을 초과한 예금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일시적으로 해결할 경우에는 (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있어 원칙적으로 (5000만 원 초과 예금 보상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국가나 소관 은행에서 잘못한 부분은 책임을 묻고 은닉재산 환수 노력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선 김 총리가 언급한 ‘오만 군데’라는 표현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김 총리는 2월 언론사 편집국장들과의 오찬에서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오만 군데서 압력이 들어왔다”고 했고, 압력을 넣은 ‘오만 군데’가 대체 어디냐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김 총리는 “(내 고향인) 호남 말로 오만 군데는 ‘여기저기’ 정도의 의미”라며 여야 의원들의 예봉을 비켜갔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선 그동안 불거진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한 의혹 중 여야 간 폭로를 제외하고는 크게 △지난해 감사원 감사 시 압력 여부와 주체 △감사원의 책임 여부 △정치권의 감사원에 대한 압력 여부 등에 집중됐다.

○ 정치권 압력은 없었다?

여야 의원들은 ‘오만 군데 압력’의 실체에 대한 김 총리의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이 먼저 “이번 저축은행 사고는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의 부정과 부패에서 시작했지만 그 뒤에는 감사원의 부패까지 있었다. 김 총리가 말한 ‘오만 군데’가 어딘지 당장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계와 저축은행에 종사하는 자신의 한 친지 등이 ‘오만 군데’에 해당한다. 다만 그 친지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과는 무관한 저축은행에 근무하고 있다”며 “저항은 있었지만 외부의 압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이석현 의원 등이 “오만 군데의 1만분의 1인 다섯 군데만 얘기하라”며 거듭 ‘오만 군데’를 추궁하자 웃으며 “두 군데(금감원을 비롯한 금융계와 한 친지)를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누가 감히 감사원장한테 압력을 가하겠느냐. 어필이 많이 들어온다는 보고에 괘씸하다고 생각해 ‘오만 군데 압력’이라는 표현이 불쑥 나온 것이지, (이 표현에서)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없다. 양심을 걸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오만’은 진짜 ‘오만(五萬)’이 아니라 ‘여기저기’라는 뜻으로, ‘여기’는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계이고 ‘저기’는 저축은행에 종사하는 자신의 한 친지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5월 4일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했다. 대통령이 (나에게) 압력을 가하셨겠는가”라며 “대통령은 ‘감사원에서 이런 문제를 정확히 잘 분석해줬다. 나머지 감사 과정도 잘해서 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의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정치인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이른바 ‘오만 군데’에 이 대통령, 대통령수석비서관,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광주일고 출신 국회의원 등이 포함되느냐”고 묻자 김 총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은 한 분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 감사원이 비리 의혹 묵인한 적 없어


전직 감사원장으로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감사원의 책임 여부와 관련해 김 총리는 “감사원은 흔들리지 않고 감사에 임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장 재직 시 은진수 전 감사위원(구속 중)의 비리 의혹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정말 엉뚱하다. 우리 사회가 의혹을 너무 가볍게 양산해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를 혼란시킨다”며 반박했다. 이와 함께 향후 실시될 저축은행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논의하겠지만 (내가 증인으로) 국정조사에 나갈 일은 없으리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은 전 감사위원과 같이 일한 사람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겠지만 그 정도의 일로 총리직을 물러나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은 전 감사위원이 받은 것으로 보도된 물방울 다이아몬드에 대해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사실과 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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