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휩쓰는 ‘슈퍼박테리아 공포’… 한국은 안전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유럽채소, 한국은 수입 안해… 독일 등 여행땐 익혀 먹어야

유럽발(發) 슈퍼박테리아 공포가 커지면서 국내 식탁은 안전한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유럽산 채소가 거의 팔리지 않고 있고 채소를 익혀 먹으면 감염되지 않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Q. 슈퍼박테리아의 정체는 무엇인가.

A. 장출혈성대장균(EHEC)으로 동물의 장 속에 사는 변형된 대장균의 일종이다. 시가(Shiga)라는 독소를 배출하는데 이 때문에 출혈을 동반한 설사가 나타난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환자 중 10% 정도는 합병증으로 콩팥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장출혈성대장균은 균에서 나오는 독소가 문제다.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독소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소가 자연적으로 배출될 때까지 수액치료 진통제 복용 등 대증요법을 사용해야 한다. 독소 배출에 시간이 걸리므로 체력이 약한 고령자들은 상태가 나빠지기 쉽다.

Q. 국내에서 유럽산 채소와 과일이 판매되고 있나.

A. 이번에 매개체로 의심받고 있는 스페인산 오이는 국내 유입이 금지된 상태다. 국내 대부분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유럽산 신선 채소를 판매하지 않는다. 유럽에서 생산한 신선채소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물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일부 마트에서는 피클통조림처럼 오이를 가공해 만든 제품을 소량 판매하고 있지만 가공 과정에서 살균처리를 했기 때문에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될 우려는 없다. 현재 일부 마트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유럽산 신선식품은 노르웨이산 고등어 정도로 품목이 극히 제한돼 있다. 유럽산 채소나 과일은 구색 맞추기용으로 소량을 짧은 기간에 판매하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수요가 별로 없어 국내에 거의 들여오지 않는다.

Q.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현지에서 야채를 먹어도 되나.

A. 대장균은 섭씨 75도 이상에서 3분간 가열하면 죽는다. 따라서 독일 등 해당 지역 여행객은 현지에서 개인위생에 유의하고 채소류는 반드시 익힌 것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번 균은 가축 배설물에 오염된 물이나 그런 물로 조리한 채소 등의 야채류, 오염된 우유, 조리되지 않은 고기 등에 붙어 있다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감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1996년), 미국(1982년)에서도 같은 변형대장균으로 집단발병 또는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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