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해요 나눔예술]젊은 예술인에게도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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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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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나눔예술은 객석에 앉은 다양한 계층의 이웃은 물론이고 무대의 젊은 예술인에게도 희망을 심어준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청년예술단의 올해 첫 나눔공연은 전문예술인을 꿈꾸는 단원들에게 부푼 희망을 품게 한 무대였다. 또 전통타악연구소(소장 방승환)의 페루음악그룹 ‘유야리’는 유일한 외국인 나눔 예술단으로 동아일보가 협력한 공연을 통해 글로벌 예술가의 꿈을 한층 더 키웠다. 》
○ 태평소 가락에 하나되고

구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이유림 씨가 20일 청년예술단의 반주에 맞춰 국악동요를 부르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구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이유림 씨가 20일 청년예술단의 반주에 맞춰 국악동요를 부르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꽹과리 장구 태평소가 일제히 울리고 가야금 거문고 대금 등 정제된 국악 관현악이 ‘프런티어’(2002부산아시아경기 공식 곡)를 연주했다. 왁자하던 장내는 일순간 조용해지고 체육관을 메운 800여 어린이의 시선이 서울시청년예술단(지휘 조원행) 연주에 모아졌다.

20일 오후 1시 서울 구로구 구로초등학교 청년예술단의 무대에선 단원들의 밝은 표정이 돋보였다. 청년예술인 일자리 창출을 취지로 지난해 6월 1기 청년예술단 출범에 이어 이달 초 어렵사리 2기가 구성된 만큼 무대에 대한 단원들의 열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주한다는 ‘축연무’가 흐르고 아름다운 자태의 무용수들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연방 “와” 하며 탄성을 질렀다. 이어진 즐거운 국악수업에서는 악기 소개가 호기심을 자아냈다.

“나팔같이 생겼죠? 태평소인데 날라리라고도 해요. 들어볼까요.”

사회를 맡은 이유림 씨(여·가야금)의 친근한 해설과 연주자들의 재치 넘치는 악기가락은 아이들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같은 반 친구들과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던 구예진 양(3년)은 “해금연주가 특히 좋았다”며 “우리 국악기가 이렇게 매력적인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국악동요 맞히기에서 손을 들어 도전하던 아이들은 ‘진도아리랑’ 반주가 시작되기 무섭게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를 따라 부르며 이내 국악합창단이 됐다. 노래와 율동을 따라하는 여교사들의 모습도 초등학교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광경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진아 교사(여)는 “그동안 아이들이 그림이나 동영상으로만 국악을 접했는데 무대연주를 따라 즐기고 실제 국악기도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 라틴 리듬에 마음 열고


유야리 멤버 앙헬 파리오나 씨가 24일 서대문문화회관 무대에서 케나를 연주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유야리 멤버 앙헬 파리오나 씨가 24일 서대문문화회관 무대에서 케나를 연주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24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산자락의 서대문문화회관 소극장에서는 남아메리카 안데스지방 대나무피리 ‘케나’가 서정적 연주곡 ‘엘도라도’로 라틴음악의 장을 열었다.

“저희는 페루에서 온 유야리그룹입니다.”

팀 리더로 보컬과 기타를 맡은 프레드 로페스 씨(25)의 인사와 함께 에콰도르에서 칠레음악까지 열정의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볼리비아 민속 춤곡 ‘춘체라스’, 안데스 고원의 세찬 바람이 느껴진다는 ‘미 코라손(내 마음)’, ‘엘 콘도르파사’ 등은 객석을 신나는 음악의 놀이터로 만들었다. 곡이 낯설어도 공연 즐기기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딸과 손녀 등 3대가 함께 자리한 이정희 씨(67)는 “별다른 기대 없이 왔는데 놀랐다”며 “특히 라틴 리듬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깡충깡충 뛰며 즐거워하는 아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비틀스의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안데스 버전으로 흥이 한껏 돋은 청중은 쿠바 민요 ‘관타나메라’를 따라 부르며 하나가 됐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공연은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겨 80분 동안 이어졌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졸라서 왔다는 주부 박정은 씨(39)는 자신이 더 즐기고 간다며 흡족해했다. 매달 둘째, 넷째 주 화요일 상설화된 이번 공연을 통해 유야리도 기량을 다지며 글로벌 예술인의 꿈을 키울 참이라고 했다.

베이스 기타를 맡은 페르실 로하스 씨(23)는 “객석을 채워준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 덕분에 연주하는 데 힘이 났다”며 “프로음악가로서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그룹 이름에 담긴 뜻대로 ‘기억에 남는’ 연주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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