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청라 주변 火電이 5개나 있는데 발전소를 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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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국제도시 주민 반발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내년에 입주할 예정인 정은숙 씨(41·인천 연수구)는 요즘 마음이 편하지 않다. 각종 오염 유발 시설에 둘러싸인 청라국제도시에 또다시 발전소 증설 사업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정 씨는 “청라를 국제금융도시로 발전시킨다는 인천시의 말만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혐오시설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발전소 추가 설치 논란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국제도시가 발전소 문제로 시끄럽다. 포스코파워㈜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시설 1·2호기 대체 증설을 추진하자 청라국제도시 주민과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 3월 30일과 4월 26일 포스코파워가 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가 잇따라 무산됐을 정도로 주민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 서구 원창동 437 일대 4만6668m²에 900MW 규모의 기존 1·2호기 가스·증기 터빈 복합화력발전시설(LNG 연료)을 운영하는 포스코파워는 이 시설을 폐쇄하고 1200MW 규모의 발전시설로 대체할 계획이다. 2012년 6월 공사에 들어가 2015년 8월 준공할 계획.

포스코파워는 발전설비를 대체하면 부족한 전력 수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업환경영향 평가서에 따르면 1인당 전력소비량이 1980년 연간 859kWh에서 2009년 8092kWh로 9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공급 설비는 8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포스코파워는 2006년 5∼8호기를 신설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주민의 반발을 우려해 7·8호기는 신설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시설이 낡은 1·2호기를 폐쇄하고 대체 1·2호기를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2월 정부의 ‘제5차 전력수급 계획’에 반영한 상태다.

포스코파워 관계자는 “낡은 시설을 교체하면 발전 효율이 좋아지고 환경저감장치를 설치할 수 있어 발전량이 늘어난 만큼 오염 물질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주민들 “발전소 증설 절대 안돼”

발전소와 2km가량 떨어져 있는 청라 주민들은 발전소가 증설될 경우 질소화산화물, 오존 등 각종 유해물질이 발생해 대기 질이 지금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청라국제도시 반경 5km 내에 무려 5개의 화력발전소와 수도권매립지, 서부산업단지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 근원지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발전시설을 늘리는 것은 아파트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청라국제금융도시입주자연합회 김경봉 회장은 “기존에 있는 위해시설을 무조건 내보내라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발전시설을 추가 증설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청라 주민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에 있는 9개 발전소 64기 발전시설에서는 연간 5만4308G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3%가 수도권에 공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14년까지 인천의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5년(2005∼2009년) 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2014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32∼71% 낮추고 배출량도 3∼11% 줄이기로 한 것. 시는 개선 노력에 대한 평가분석을 통해 부진업체에는 다음 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할당량을 10% 삭감하고 우수업체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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