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권 대변신]고래 같은 섬 경도, 앞바다에 명품 관광단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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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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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개발공사, 여수EXPO 계기로 개발 나서
골프장·콘도·마리나 갖춘 사계절 관광코스 건설

전남개발공사가 여수시 경도에 조성하는 해양관광단지 조감도.
전남개발공사가 여수시 경도에 조성하는 해양관광단지 조감도.
《경도는 전남 여수시 육지 끝자락에 닿을 듯 말 듯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다. 국동에서 800m, 15분마다 오가는 철부선(鐵浮船)에 차를 싣고 내리는 시간을 더해도 고작 5분 거리다. 아파트와 도심이 펼쳐지는 뭍을 등지면 탁 트인 남해 바다와 그 바다 위에 촘촘히 떠 있는 소경도, 가장도, 불무도 등의 섬들이 4km 해안도로를 따라 눈앞에 펼쳐진다. 경도는 주변 바다가 거울(鏡)처럼 맑다고 해 붙은 이름. 인근 소경도와 구분해 대경도로 불린다. 고려시대 어느 후궁이 귀양 온 뒤부터 ‘경도(京島)’로 불리기도 했고 섬 형상이 고래처럼 생겼다고 해서 ‘고래 경(鯨)’자를 써 ‘경도(鯨島)’로 불린다는 어원도 전해진다.》
경도는 바다 위에 떠있는 해상펜션과 ‘하모’로도 유명하다. 돔형 해상펜션은 숙박을 하면서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돌어초를 투하해 노래미, 도다리, 우럭, 감생이 등 자연산 어족의 집단 서식처를 만들어 놓았다. 경도 인근 바다에서는 갯장어로 불리는 하모가 잘 잡힌다. 이 때문에 섬 안에 하모 전문 대형 음식점이 많다. 온화한 해상 기후와 뛰어난 조망, 맛있는 음식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경도에 명품 관광단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다 위에서 라운드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은 2012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지원하고 전남 동부권과 남해안의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됐다. 2007년 전남도와 여수시, 지방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가 투자협약을 체결한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9월 첫 삽을 떴다.

전남개발공사는 총면적 214만 m²(약 64만848평)에 4200억 원을 들여 27홀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골프빌라, 마리나 등을 갖춘 해양관광단지를 2016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내년 5월 시범 라운드를 목표로 27홀 골프장을 건설한다. 경도는 겨울철 눈이 거의 오지 않아 사계절 라운드가 가능하다. 연평균 기온이 14.6도로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어 골프장으로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섬 면적의 70%를 골프코스로 조성해 모든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의 시 사이드 골프장인 셈이다.

바다와 해송 숲을 넘나드는 파인코스와 완만한 구릉과 다도해를 배경으로 한 힐코스, 파도를 벗 삼아 바다와 동행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오션코스로 구성된다. 스코틀랜드 대표 골프장이자 ‘골프의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와 같은 아시아 대표 코스가 탄생할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섬 대부분이 골프장으로 둘러싸인 환상적인 섬은 아직까지 국내에는 없다. 골프코스 설계는 세계적인 코스설계회사인 DMK사가 맡았다. 현재 공정은 15%로 올해 9월 창립 분양할 예정이다. 전남개발공사는 골프장 내장객과 관광객을 위해 국동항과 경도 외동마을 나루터를 오가는 도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도선은 80명을 태우고 차량 16대를 실을 수 있는 150t급 규모로 선수와 선미 양방향에서 타고 내릴 수 있는 구조로 건조돼 내년 3월 운항에 들어간다.

전남개발공사는 2012년 5월까지 엑스포 지원시설로 콘도미니엄(100실)을 짓고 골프텔(200호)과 마리나시설, 상업시설, 해양친수·체험공간 등은 2016년까지 조성한다. 유람선과 요트 계류장을 갖춘 마리나 시설이 들어서면 수상 레포츠의 메카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자를 유치해 호텔, 기업연수원. 레저시설도 건설할 계획이다. 경도는 풍랑이나 태풍 등 기상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마리나 시설과 대규모 숙박단지가 이 곳에 조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기용 전남개발공사 여수경도사업단장은 “세계박람회 숙박시설을 지원하고 전남의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명품 관광단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계절 관광코스로 개발
전남 여수시 경도 앞바다 해상 펜션.
전남 여수시 경도 앞바다 해상 펜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전남개발공사는 2016년 3단계 공사까지 완료되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강원 춘천시 남이섬이 2007년 기록한 관광객 160만 명과 경남 거제시 외도 관람객 110만 명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여수엑스포 직후에는 1년에 245만 명의 관광객이 경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전남개발공사는 총 1조28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남지역만 놓고 본다면 4만5000여 명에 이르는 고용효과와 1458억 원의 소득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섬이 기후변화 대응특구로 조성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여수시는 온실가스 감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도를 저탄소 녹색성장의 모범사례로 만들기로 했다. 클럽하우스와 골프빌라에 지열시스템을 적용하고 태양열시스템을 도입한다. 가연성 폐기물은 재활용 및 위탁 처리하고 자연소재와 투수(透水)를 고려해 친환경 재질로 포장한다.

클럽하우스 입구는 점토블록으로, 노을전망대는 화강석 판석을 깐다. 자연지형 변화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 저류지를 조성해 관개용수로 활용한다. 환경마크와 친환경건축자재인증(HB)마크를 획득한 자재를 사용하고 외장재도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쓴다. 개별정원과 옥상녹화도 추진한다. 기존 녹지 보존 및 복원을 통해 녹지벨트를 만들고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큰 소나무, 느티나무, 가시나무, 후박나무 등으로 조경을 꾸민다.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재이용해 야생화와 초지 단지를 만드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친환경 교통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고 단계적으로 전기자동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특구 섬으로 조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탄소 흡수원 확대, 신재생에너지 보급, 친환경교통 개선 등 4가지 분야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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