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혐의 재판 의협회장 공금유용 의혹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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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醫總 “와인대금 착복-부인 재단 보조금 빼돌려”

‘오바마 건배사’로 물의를 빚은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이번에는 공금 유용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경 회장은 이미 지난해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용역비 1억 원을 개인 통장에 입금받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 대표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 회장이 설선물용 와인대금을 부풀려 착복하고 부인 김모 씨가 운영하는 마노효의료복지재단의 국고보조금을 빼돌렸다”며 “이번 주 안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의협이 의사들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면서 개원의 중심으로 2009년 발족한 조직이다.

전의총에서 제기하는 경회장의 비리 의혹은 두 가지다. 지난해 3월 설선물용으로 와인 3000만 원어치(750세트)를 구매했는데 와인 가격을 두 배 부풀려 1515만 원을 착복했다는 것. 노 대표는 “와인대금 차액이 부인이 운영하는 마노아트센터 직원 월급, 부인의 건강보험료 등으로 지출된 통장 명세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부인 김모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마노효의료재단’이 국고보조금 22억 원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경 회장이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마노효의료재단은 2009년 5월∼2010년 8월 경기 안성시에 요양원 건물 1개 동과 요양병원 1개 동을 신축하면서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노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의협 내부 감사자료와 제보를 입수하면서 경 회장의 비리를 알게 됐다”며 “도덕불감증에 빠진 경 회장이 10만 의사를 대표해 의료계 권익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 회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2007년 장동익 전 의협회장의 길을 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장 전 회장은 공금 유용 의혹에 대해 로비에 썼다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의협 회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경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의협은 이번 의혹이 “마노아트센터 직원 구모 씨의 개인 비리”라고 반박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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