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비 잘 넘겨야 세계적 대학… 내일을 향해 기쁘게 도전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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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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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에 300억 기부 김병호 서전농원 대표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면 KAIST는 세계적인 인재요람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2009년 8월 평생 모은 재산 300억 원을 KAIST에 기부한 경기 용인시 서전농원 대표 김병호 씨(70·사진)는 1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의 잇단 자살로 불거진 ‘KAIST 사태’가 조만간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AIST 내부에서 논의되는 등록금 부과 폐지 논란에 대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에서 공부를 게을리하는 학생까지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라며 우회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또 KAIST에서 실시하는 전 과목 영어강의에 대해 “고교 때까지 입시 때문에 영어회화를 소홀히 하다가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 영어로만 공부하려 하니 어려움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나 전공은 어차피 원서(영어서적)를 봐야 하니 영어강의가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서 총장이 재선했을 때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그만하고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이제 와서 이런 일이 터져 돌멩이를 맞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뿐”이라며 “그러나 난세에 영웅이 나듯, 서 총장도 일을 잘 해결해 영웅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KAIST 학생들의 잇단 자살과 관련해 “젊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목숨까지 담보로 해 매우 안타깝다”며 “자신에게 다가올 내일을 기다리고 기쁘게 도전하는 마음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현재의 어려움을 교수, 학생이 똘똘 뭉쳐서 KAIST를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며 “일주일만 지나면 서 총장 생일(22일)인데 만나게 되면 ‘이번 사태를 크게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북 부안이 고향인 김 대표는 열일곱 살에 76원을 들고 상경해 식당 종업원과 운수회사 직원 등을 거치며 모은 돈으로 1988년 경기 용인시에 밤나무 농장인 서전농원을 세웠다. KAIST는 다음 달 김 대표가 기부한 돈으로 교내에 지하 1층, 지상 10층, 총면적 2만5464m²(약 7716평) 규모의 ‘카이스트 김병호IT융합센터’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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