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비’ 우려…경기 농촌-도시 행인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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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7일 새벽부터 비가 내린 경기도 농.산촌과 도시 곳곳은 시민들이 들녁에 나가는 것을 꺼리는 등 외출을 자제해 비교적 한산했다.

성남시 분당 수내동에 사는 주부 이 모 씨(40.여)는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딸 2명을 두고 있는데 아침에 비가 내려 '혹시'하고 걱정이 돼 딸은 승용차에 태워 등교 시켰다"고 말했다.

또 "어제 저녁에 다른 엄마들과 모여 오늘 아침 비가 많이 내리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고 가정학습시키자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 다행이지만 걱정이 가시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도내 일부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이날 하루 휴교를 했다.

여주군 송천초등학교와 평택시 용이.안산 경수.화성 배양 초등학교가 이날 학교를 하루 휴교하기로 했다.

유치원들의 휴원도 이어지면서 고양 일산.연천 온골.평택 성바울로유치원 등이 각각 휴원했다.

고2, 중3 두 딸을 둔 화성시 동탄3동에 사는 회사원 문 모 씨(42.여)는 "출근하는데 두 딸이 먼저 '엄마 꼭 우산쓰고 다니고 절대 비 맞지 마세요'라고 걱정해줬다"며 "학교가 집에서 걸어서 5~15분 거리라 차로 태워 등교시키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비를 피해 아예 회사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오늘 점심은 구내식당을 이용하기로 했다.

비가 8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함에 따라 이날 오전 길거리에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소보다 눈에 띄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비를 피하려고 차를 몰고 나온 운전자들이 많은 탓인지 도로마다 평소보다 차량 통행량이 많아 보였다.

농.축산민들은 애지중지 키운 가축이나 밭작물이 '혹시나' 방사성 물질이 섞인 비로 오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축사나 하우스를 보수하느라 손놀림이 분주했다.

안성에서 한우 330마리를 키우는 이규홍 씨(56) "사람이든, 동물이든 방사성물질에 오염되면 큰일"이라며 "축사에 지붕이 다 설치돼 있지만 비가 많이 내려 들이칠 수도 있어 어제부터 누수부분이 있는지 살폈고 오늘 아침에도 일찍 축사에 나가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천시 백사면에서 상추, 근대, 쑥갓 등 엽채류를 비닐하우스 50동(1동 600여㎡)에서 재배하는 김윤수 씨(57)는 "하우스를 연중수시로 보수해 '방사능 비'가 내려도 크게 걱정되지 않지만 신경이 쓰이긴 한다"며 "다만 까치 등이 쪼아 하우스 지붕에 구멍이 나는 경우가 있어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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