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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가리자”…조폭 뺨치는 중학생 50여명 난투극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1-03-29 16:23
2011년 3월 29일 16시 23분
입력
2011-03-29 14:23
2011년 3월 29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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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18일 오후 3시. 건장한 체격의 청소년들이 하나 둘 청주시내 A초등학교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누구랄 것도 없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던 이들은 한명씩 이름을 부를 때마다 운동장 한쪽으로 나갔다.
이들은 서로 마주 보고 선 뒤 곧이어 주먹과 발을 상대방에게 퍼부으며 뒤엉키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싸움은 저녁 6시가 지나서도 끝나지 않았다.
이 청소년들은 곧이어 인근 B초등학교로 다시 자리를 옮겨 밤늦도록 싸움을 이어갔다.
이들은 당시 청주지역 10여개 중학교 학생들로 일명 '짱'뽑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날 싸움을 위해 메신저나 휴대전화로 서로 연락해 만난 뒤 어울리는 청소년들끼리 패거리를 구성해 '짱'뽑기 싸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각 학교에서 '싸움을 잘한다'고 손꼽히던 이들은 같은 또래 중에서 '짱'을 가리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싸움에 지원한 청소년들만 줄잡아 50여명. 이들은 당시 서로 난투극을 벌이며 피해 학생들도 속출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을 발설하지 말자는 약속까지 한 뒤 싸움판에 나섰지만 이들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이들 명단을 파악한 뒤 피해자 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그러나 경찰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자신들의 행위가 왜 문제가 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는 것이 수사관들의 전언이다.
한 청소년은 "당시 서로 모여서 동의 하에 '짱'뽑기를 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하는 등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과 함께 온 학부모 가운데 일부도 조사 초기에는 담당 경찰관에게 항의하는 등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담당 수사관들은 학부모, 학생들과 전혀 다른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관련 경찰관들은 "이번 싸움에 가담한 가해 청소년들을 모두 폭력 혐의로 입건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그러나 학교폭력 자진 신고 기간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선도조건부 석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 같은 수사는 실적 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이런 학생들이 폭력과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면 더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자녀들의 이 같은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와 학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학부모의 관심"이라며 "무조건 내 자식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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