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 사람/충청大 11학번 김영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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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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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새내기 “대학입학 5년새 3번”

“대학에 진학해 새로운 학문을 접하다 보니 많은 것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충북 청원군의 충청대 실용음악과 11학번 새내기인 김영문 씨(70·청주시 흥덕구 개신동·사진)는 이달부터 세 번째 캠퍼스생활을 시작했다.

김 씨의 첫 번째 대학생활은 2007년 시작됐다. 고교를 졸업한 지 45년 만에 충청대 노인복지학과에 입학한 것. 그는 “정년퇴직 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도전했다”며 “대학생이 된 뒤 교수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노년을 다시 설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첫 대학을 마친 김 씨는 평소 호기심을 느낀 마술을 배우려고 그해 다시 동부산대의 매직엔터테인먼트과에 진학했다.

대학이 부산에 있어 그는 기숙사에서 손자뻘인 20대 청년들과 같이 생활했다. 일흔 가까운 나이에 마술을 배운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방송에도 출연했다.

2학년 때인 지난해에는 서울 청주 진해 등에서 10여 차례 공연도 했다. 그는 “나이 탓인지 마술을 배우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했다”며 “그동안 익힌 마술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마술을 배우면서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마술공연을 더 재미있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 것. 생각 끝에 음악을 배우기로 마음먹고, 이번에 충청대 실용음악과에서 세 번째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김 씨는 “주변 노인들과 어울릴 때 다양한 개인기를 선보이고 싶은 욕심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이 나이에 악기 연주가 가능할지 걱정됐지만 교수님들과 상담한 뒤 용기를 얻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으로 색소폰을, 부전공으로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김 씨는 올봄 재혼하는 후배를 위해 결혼식장에서 마술 공연과 색소폰 연주를 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는 “노년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뭔가를 열심히 찾아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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