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센다이를 구하라” 20년 친구 光州가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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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국제협력관실에 근무하는 강화경 씨(30·여)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광주시와 자매결연을 한 센다이(仙臺) 시가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2년 6개월 전부터 일본 교류 업무를 맡아온 강 씨는 현재 센다이 시 직원들과 힘들게 연락하며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강 씨는 “최악의 상황에서 오히려 차분한 센다이 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 광주시와 센다이 시는 20년 지기

광주시와 센다이 시가 인연을 맺은 것은 1991년. 당시 광주시장이던 이효계 전 숭실대 총장(76)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교류의 물꼬를 텄다. 2000년에는 우호도시, 2002년에는 자매결연을 했다. 센다이 시는 시내버스 1대에 ‘광주호’라는 이름을 붙여 두 도시의 우정을 기렸다. 광주시는 호남고속도로 동림 나들목에서 상무지구를 잇는 도로를 ‘센다이로’로 명명했다.

2005년 독도 문제로 반일 여론이 거센 와중에도 광주시는 ‘센다이로’의 이름을 없애는 대신 월드컵경기장 주변 도로를 ‘센다이로’로 재지정했다. 또 매년 가을 열리는 광주김치축제에는 양쪽 시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해 화합을 다졌다.

광주시는 센다이 시가 사상 최악의 지진 피해를 보자 14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복구지원단을 구성했다. 총괄반 예산지원반 구호물품지원반 의료대책반 긴급구조반 등으로 구성된 복구지원단은 센다이 시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곧바로 현지로 급파될 예정이다. 우선 생수와 컵라면, 생필품 등 1억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강운태 광주시장은 12일 센다이 시장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송한철 광주시 국제교류담당은 “센다이 시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당장 지원단을 파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장 접근이 가능해지는 대로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지원단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요청이 오면 언제라도…”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현지 요청이 있을 경우 곧바로 인력이나 구호품을 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지자체는 자매결연을 한 일본 내 지자체의 피해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도는 ‘삼다수’ 생수 2L짜리 25만 병(500t·1억 원 상당)을 지진피해 현지에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외교통상부와 생수 수송방안을 협의 중이다. 충남도는 소방방재청과 연계해 구조인력과 음향탐지장비 및 매몰자 영상탐지기 등을 보내기로 했다.

인천시는 우호협력도시인 요코하마(橫濱) 시에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재일교포로 구성된 인천시 자문단 10여 명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0년 아이티 강진 때 10만 달러, 2008년 중국 쓰촨(四川) 성 지진 때 30만 달러의 구호금을 내놓은 경기도는 이번에도 거액의 구호금을 일본에 지원할 방침이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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