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제역 시름 안동, 다시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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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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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안동을 찾은 한국생명과학고 동문 가족을 권영세 시장(가운데)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6일 안동을 찾은 한국생명과학고 동문 가족을 권영세 시장(가운데)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구제역을 이겨내고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서 안동의 모습을 되찾기 바랍니다. 작은 돈이지만 안동시민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경북 안동시로 이 같은 내용의 편지와 함께 170만7066엔(약 2300만 원)이 최근 송금됐다. 안동시와 1974년 자매결연한 일본 야마가타(山形) 현 사가에(寒河江) 시가 구제역 성금으로 보낸 것이다.

사가에 시 사토 히로키(佐藤洋樹) 시장은 권영세 안동시장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사가에 시 직원과 단체, 기업 등이 조금씩 정성을 모았다”며 “축산농가와 관광, 농산물 판매 등 구제역으로 입은 피해를 빨리 극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편지에는 성금을 낸 사가에 시와 시의회, 농협, 온천 등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사가에 시는 지난달 폭설로 주민이 숨지는 등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안동시는 구제역 사태가 끝나면 사가에 시의 정성에 보답할 계획이다. 권 시장은 “어려울 때 서로 걱정하며 돕는다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사가에 시의 소중한 마음을 보태 구제역 이전의 안동으로 빨리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안동지역에 ‘구제역 환난상휼’이 피어나고 있다. 시민뿐 아니라 출향 인사와 각종 단체 등이 조금씩 힘을 모아 구제역 시름을 훌훌 털어내자는 것이다.

안동시와 자매결연한 일본 사가에 시장이 안동시에 보낸 성금 명세서. 안동시 제공
안동시와 자매결연한 일본 사가에 시장이 안동시에 보낸 성금 명세서. 안동시 제공
6일 안동 중앙신시장에는 서울과 부산, 대구, 경북 포항 등지에서 온 600여 명이 장을 보면서 상인들과 정겨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한국생명과학고(옛 안동농고) 졸업생과 가족들. 안동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돼 안동이 겹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전국에 사는 동문들이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규혁 재경 동창회장은 “안동이 구제역 때문에 관광객까지 크게 줄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농협경북지역본부도 올해 예정된 각종 연수와 교육을 가능한 한 안동에서 열기로 했다. 경북농협은 4, 5일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도내 23개 시군 지부 팀장이 참석한 회의를 연 데 이어 8일에는 안동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내 50여 개 농협지점장 회의를 연다. 경북농협은 그동안 이런 회의를 대구에 있는 본부에서 열었다. 김유태 본부장은 “안동이 이번 구제역의 상징처럼 알려져 농업 관련 행사를 안동에서 열면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동시에는 특산품 구매 등을 하러 방문하고 싶다는 각종 단체의 문의 전화가 이어져 구제역 환난상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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