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문제 없다”던 허준영 사장… 하루만에 “안전운행에 최선”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달 26일 KTX-산천호가 기관출력 고장을 일으킨 데 이어 불과 이틀 만인 28일 경춘선 전철마저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KTX를 포함해 열차 고장 사고는 최근 한 달간 모두 7차례나 발생했다.

○ 경춘선 전철 전력공급장치 고장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0분 상봉역을 출발한 경춘선 전철이 오전 5시 20분경 망우역∼갈매역 중간에서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서 운행이 중단됐다. 이후 오전 9시 49분까지 4시간 30분 동안 경춘선 상하행 전철 운행이 지연돼 서울과 춘천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수백 명이 지각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 측은 “전동열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절연봉(열차 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선에 달려있는 장치)’이 빠지면서 전력공급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개통된 경춘선은 2개월 만에 3차례나 이상이 발생했다. 1월 16일 금곡역∼평내호평역을 운행하던 춘천행 열차는 전기 공급 장치가 부러져 승객들이 평내호평역에서 내려 열차를 갈아탔다. 지난달 25일 서울로 향하던 경춘선 급행전철이 청평역에서 고장을 일으켜 또 이용객이 일반열차로 갈아탔다. 전문가들은 “열차 안전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상암 안전팀 연구원은 “‘어디가 고장 나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최근 사고는 인적 오류”라며 “장비 고장 등 1차사고가 발생해도 이를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막는 것이 사람 몫인데 이런 안전관리 시스템이 무뎌진 것”이라고 말했다.

○ 입장 뒤바꾼 허준영 코레일 사장

28일 경춘선이 사고를 일으키자 허준영 코레일 사장(사진)은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전운행을 최우선으로 해 국민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경기 화성시에서 KTX의 운행이 43분간 지연된 것에 대해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상신호가 들어오니까 그걸 점검하고 다시 출발한 건데 그걸 가지고 무슨 큰일 난 것같이, 어디까지나 작은 고장인데”라며 “언론보도가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허 사장의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여론이 쇄도하자 허 사장은 “국민이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라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이어 그는 “KTX는 도입한 지 7, 8년이 되면 일부를 점검하고 15년이 되면 전체를 점검하는데 올해는 일부 점검이라도 전체 점검 수준의 대대적인 점검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KTX-산천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제작사 측에 가혹하리만큼 (하자를) 짚고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