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름없는 천사’ 7000만원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50대男울산복지모금회에

“누가 기탁했는지 알려고 하지 말고 받아주세요.” 12일 오후 2시경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양복차림의 50대 남자가 찾아와 직원 책상에 편지봉투를 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편지봉투 안에는 1000만 원권 수표 7장이 들어있었다. 깜짝 놀란 직원들이 사무실을 나가려는 이 남자에게 신원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지인 부탁을 받고 전달하러 온 것”이라며 “그분이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산 사투리를 쓰는 이 남자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돈을 맡긴 사람 뜻”이라며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공동모금회는 수표 추적을 통해 신분을 밝힐 수도 있지만 기탁자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곽홍순 주임은 “이런 거액을 익명으로 기탁하는 일은 드물다”며 “저소득 가구 생계비 지원과 사회복지시설 프로그램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공동모금회에는 지난해 12월 31일 “울산에 살고 있는 장애인”이라고 신분을 밝힌 사람이 동전 5만 원이 들어 있는 저금통을 기탁했다. 2009년 1월에는 영업용 택시운전사가 역시 익명으로 저금통에 7만여 원을 모아 전달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말까지 성금을 받고 있는 울산공동모금회 모금액은 21억7500억 원으로 목표액 28억 원에 못 미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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