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함바집 자금 1억5000만원 前장관 동생 계좌로 유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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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청탁대가여부 조사… 前차관-공기업사장 수사 확대
강희락-이길범 前청장 내주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건설현장 식당(함바집) 운영권 비리 수사가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뿐만 아니라 전직 장차관과 전현직 공기업 사장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6일 유모 씨(64·구속기소) 등 함바집 운영업자들의 계좌에 드나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한 결과 전직 장관 L 씨가 차관급으로 재직하던 2005년에 5000만 원, 장관급이던 2007년에 1억 원이 각각 동생 명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청탁 대가로 L 씨에게 건네진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현직 공기업 사장인 C 씨가 유 씨에게서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C 씨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에게서 금품을 건네받은 단서가 포착돼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인사에는 두 사람 외에 전직 차관급 1명과 전직 공기업 사장 1명도 포함돼 있는 등 유 씨가 건설업체 임원, 경찰 고위간부는 물론이고 관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로비를 벌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전직 공기업 사장 J 씨는 “수년 전부터 유 씨를 알고 지냈지만 2008년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고 돈을 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출국을 금지한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은 다음주 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기로 하고, 곧 출석날짜를 통보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재임하던 2009년 집무실에서 유 씨에게 200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인사 청탁 등과 함께 1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으며, 이 전 청장은 재임 중 3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청장 재임 때 승진 대상이었던 경찰관들이 유 씨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넸고, 유 씨가 이를 강 전 청장에게 전달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청탁을 한 경찰관들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을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대상에는 김병철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양성철 광주지방경찰청장 등 현직 치안감과 경무관, 총경급 간부 등 10여 명도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청장은 “2005년 부산지방경찰청 차장 시절 박모 전 치안감의 소개로 유 씨를 알게 됐다”며 “당시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로 고생하는 경찰관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두세 차례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양 청장도 “유 씨와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 같은데 금품 수수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동아논평 : 지자체장 비리의 끝은 어딘가
▲2010년 12월22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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