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충돌]서울 무상급식 어떻게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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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초등 3개학년 3월부터 시행”
한끼 2457원 책정… 급식의 질 논란 예상

서울시는 내년 무상급식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무상급식은 내년 3월부터 대부분의 시내 공립초등학교 일부 학년에서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3개 학년에 무상급식을 실시할 예산 1162억 원이 확보돼 있어 3월부터 무상급식을 시작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시내 25개 자치구 중 21개구도 초등학교 한 학년분 내외의 무상급식 예산을 자체 편성해 구의회를 통과하거나 심의 중인 상태여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초등학교 4개 학년에 대해 무상급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은 무상급식비를 한 끼당 2457원으로 책정했다. 시내 공립초 547개교 중 33곳은 그보다 급식 단가가 높아 급식의 질을 낮출지, 차액을 부담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급식 질을 낮추는 것보다는 차액을 추가 부담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급식비 단가가 교육청 기준보다 높은 서울 강남구 A초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참 자랄 나이인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싼 급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동작구 B초등학교 학부모도 “무상급식을 하면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갑자기 지금보다 싼 걸 먹으라고 하면 아이들도 바로 맛의 차이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방침은 학부모 정서와는 조금 다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추가 부담을 하면 무상급식의 취지가 퇴색된다”며 “급식 단가가 높은 학교는 몇 개 안 되기 때문에 품질을 높여 만족시키겠다”고 말했다.

무상급식으로 급식비를 획일화한다 해도 학교마다 식품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등의 비중이 저마다 달라 학교별 반찬의 질 차이는 현행대로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다른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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