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의 전쟁]한우 소비 안 줄었지만 가격 폭등 없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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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두수 아직까진 충분… 더 퍼지면 공급 차질 우려

구제역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급격한 축산물 소비심리 위축이나 공급 감소로 인한 가격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1주일(21∼27일)간 한우와 돼지고기 매출은 한 주 전보다 오히려 각각 25.2%와 7.2%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한우와 돼지고기 매출 역시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인 11월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3%와 8.7% 증가했다. 육류 가격은 이마트의 한우 1등급 등심(100g)이 7450원, 국내산 삼겹살(100g)은 1380원으로 3개월 동안 변동이 없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 도매시장 한우 낙찰가격은 한우 암소 1++등급이 kg당 2만2796원으로 전일 대비 1.1%, 전주 대비 1.3%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4.3% 떨어졌다. 돼지는 암퇘지 1+등급 1kg 가격이 4782원으로 전일 대비 13.3%, 전주 대비 4.4% 오히려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도 3.9% 떨어졌다.

김철호 롯데마트 축산담당 바이어는 “구제역 여파가 아직 소비심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앞으로 구제역 확산 추세에 따라 공급 차질이나 소비 위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한우 취급 음식점에서는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쇠고기 음식점 사리원 관계자는 “예년보다 단체 회식 손님도 줄었고, 구제역을 언급하며 한우 대신 수입 쇠고기를 주문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제역 감염 고기를 섭취해도 인체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어 과거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처럼 매출이 20∼30%씩 급감한 곳은 거의 없다는 게 요식업계의 전언이다.

한우 유통업체인 다하누 관계자는 “한우가 각광받으면서 한우 사육 두수가 국내 소비를 고려한 적정량(200만 마리 초반)보다 100만 마리 가까이 초과하는 상황이라 도살처분 두수가 100만 마리를 넘기 전까진 공급량 부족 사태나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유업계는 원유의 주요 공급처인 경기 남부지역에 구제역이 퍼지면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원유 공급량이 3∼7% 줄었지만 초등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급식용 우유 수요가 줄어 생산 차질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 1주일간 우유 매출도 11월 같은 기간 대비 9.2%,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늘어 아직까지는 우유 소비도 감소하지 않고 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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