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대학탐방]한국방송통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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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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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원격 교육’ 노하우에 튜터 ‘직접 지도’ 접목

한국방송통신대는 튜터링과 멘터링 등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는 튜터링과 멘터링 등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는 1972년 서울대 부설 5개 학과로 개교한 국내 최초의 평생교육기관이다. 개교 이후 38년간 원격 교육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 결과, 원격교육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원격수업 70%, 출석수업 30%의 비율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튜터링과 멘터링 제도를 통해 신입생의 적응과 학습 의욕을 높이고 있다.

○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어 장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방송통신대의 가장 큰 장점이다. TV(20%)와 오디오(20%), 멀티미디어(55%), 웹(5%) 등 원격매체를 활용한 강의뿐 아니라 튜터링과 출석수업의 면대면 강의를 병행해 학생과 교수 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터넷방송(IPTV)과 케이블TV, 위성TV에서 방송대학TV(OUN) 채널을 통해 실시간 강의를 들을 수 있고, VOD서비스로 놓친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방송통신대는 쌍방향 원격영상강의시스템 및 가상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재학생의 80%가량이 직장인인 만큼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보통 한 학기에 18학점을 수강해 총 140학점을 들으면 졸업할 수 있다. 학기당 3과목(9학점)씩 신청해야 하는 출석수업은 전국 각지의 13개 지역대학에서 선택해 들으면 되고 출석이 어려운 경우 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다.

방송통신대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캠퍼스의 대학본부 서관을 신축해 2012년 7월 준공할 예정이다. 대학본부 서관 조감도. 사진 제공 방송통신대
방송통신대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캠퍼스의 대학본부 서관을 신축해 2012년 7월 준공할 예정이다. 대학본부 서관 조감도. 사진 제공 방송통신대
특히 400여 명에 이르는 학습 도우미 ‘튜터’는 교수와 학생 사이에 다리를 놓아 원격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학습지도와 상담은 물론 논문지도도 도와준다. 방송통신대와 국내 유명 대학의 교수진이 집필한 교과서는 수준 높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보충학습 자료인 워크북과 짝을 이뤄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 1100여 명의 멘터 역시 후배들을 위한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다양한 장학금 혜택

방송통신대는 소외계층에 경제적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재학생 5만 명 이상이 교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으며, 2007학년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는 등록금이 전액 면제된다. 또 지난해부터는 차상위계층 국가장학금을 신설해 재학생 1300여 명이 수업료를 내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

전국 단위의 지역대학을 활용한 원격교육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터민과 다문화가정, 재외동포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도 방송통신대만의 특징이다. 특히 ‘통일 한국’에 대비해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한 ‘탈북학생 예비대학’을 국내 최초로 마련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지원을 받아 교재와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2011학년도 국내 대학 입학이 확정된 탈북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부터 총 15회의 강좌를 무료로 제공한다. 대학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 제공 및 기초학습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 온라인 교육을 할 예정이다.

○ 신입생 선발 어떻게

방송통신대는 ‘입학은 쉽게, 졸업은 어렵게’라는 목표를 표방하고 있다. 서류 전형만으로 입학할 수 있지만 입학 후에는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거쳐야만 졸업이 가능하다. 선발 방법은 신입생의 경우 고교 성적 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편입생은 출신 대학 전 학년 성적을 기준으로 별도 면접이나 시험 없이 선발한다.

특히 연장자순으로 모집정원의 10%를 우선 선발하고(연장자 특별전형), 일부 학과는 자격증 소지자 등을 우선 선발하는 특별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교육학과 등 5개 단과대학에 22개 학과가 있으며 행정학, 경영학 등 9개 학과는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재학생은 18만 명, 올해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48만5000여 명이다.

국립대로서 일반 대학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저렴한 등록금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학기당 등록금이 35만∼40만 원으로 학비 부담이 적다. 출석수업을 제외하고 사이버대와 같은 원격교육을 하고 있지만 수업료는 더 저렴하다.

2011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사회복지 연계과정과 복수전공도 가능하게 됐다. 2011학년도 신·편입생 모집 규모는 1학년 신입생 6만3879명, 2·3학년 편입생 10만806명 등 총 16만4685명이다. 지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12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대학본부 및 전국 지역 대학 13곳에 직접 낼 수도 있다. 입학 관련 문의 1577-2853, www.knou.ac.kr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젊은 20, 30대 재학생이 70% 도전 SKY출신 775명 새 꿈 찾아 편입 ▼

‘한국방송통신대에는 나이 많은 학생만 있다.’ 방송통신대에 대해 흔히 갖는 편견이지만 실제로는 20, 30대 연령층 비율이 70%에 이를 만큼 젊은 학생이 많다.

학위 자체만을 위해 입학하는 학생보다 자기계발을 위해 방송통신대를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3분의 1가량은 “자기계발과 자아발전을 위해 입학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이 편입생일 정도로 편입생 비율이 높은 데다 이들의 25%는 이미 다른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매년 1만5000∼2만 명의 학사학위 소지자들이 방송통신대에 입학한다는 것. 올해 편입생들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 280명, 고려대 248명, 연세대 247명 등으로 유명대학 출신들이 적지 않다.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후에 다시 다른 학과로 입학해 다른 분야 천착에 나서는 등 이른바 ‘방송대 마니아’가 증가하는 것도 이 학교만의 특징이다. 방송통신대에 따르면 편입학 지원자 중 매년 3000명 이상의 방송통신대 졸업생이 다른 학과로 입학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 출신 학생들의 재입학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방송통신대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입학을 권유하거나 함께 입학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가족 간, 친지 간 동기동창생이 많은 학교로도 유명하다.

그동안 방송통신대가 배출한 졸업생은 48만5000여 명으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면서 학교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18대 국회의원 중 24명이 동문이고 주로 행정학과와 법학과 출신이 많다고 한다. 방송통신대 관계자는 “5급 이상 공무원 출신대학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공직사회에서도 동문들의 활약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 조남철 방송대 총장 “다문화 가족 교육 등 국립대학 역할 확대” ▼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 한민족 교육의 메카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서울스퀘어빌딩 6층 집무실에서 만난 조남철 한국방송통신대 총장(58·사진)은 다문화가정과 새터민, 재외동포들을 위한 교육에 방송통신대가 앞장서야 한다는 소신을 펼쳤다. 조 총장은 “국립대학으로서 공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다른 일반 대학에 입학한 새터민을 대상으로 예비대학 교육 과정을 여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대는 올해로 개교 38주년을 맞았다. 조 총장은 “방송통신대 학생들은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내일을 여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건강한 시민의식을 갖고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인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교육 목표”라고 말했다. 1972년 개교 이래 졸업생 48만5000여 명을 배출한 방송통신대는 내년이면 졸업생 수가 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철저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조 총장의 바람이다.

그는 “우리 학생들이 자기발전은 물론이고 봉사활동에도 열성적이다”며 “특히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수업강사로 많이 나서는 등 사회 통합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외국에 있는 재외동포 학생들을 위한 수업도 개설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 간호사들이 학사학위를 받지 못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4년제 원격대학의 장점을 살려 이들을 편입생으로 받아들이고 현지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방송통신대는 엄격한 학사관리와 학생 중심 교육을 위해 내년부터 ‘통합 학생서비스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조 총장은 “국고 지원 비율이 낮아 교육복지를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교육 자료를 무료로 국민에게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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