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로스쿨 졸업생 75% 변호사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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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2013년 이후는 재논의”… 로스쿨 “절반 이상의 성공”
변호사協 “유감… 재조정 필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측과 변호사 단체 간에 첨예하게 맞붙었던 로스쿨 졸업생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로스쿨 입학정원 대비 75%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2012년 초 졸업하는 로스쿨 1기생 2000명 가운데 적어도 1500명이 내후년에 변호사 자격을 얻게 된다.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위원장 황희철 법무부 차관)는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2012년 3월 처음으로 치러지는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입학정원(2000명)의 75% 이상으로 결정했다.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변호사 자격을 주는 ‘자격시험’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2013년 이후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내년에 재논의하기로 해 논란의 불씨를 남겨 뒀다.

위원회는 “2011년 로스쿨의 학사관리가 엄정하게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로스쿨협의회가 내놓은 ‘로스쿨 학사관리 강화방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로스쿨마다 학사경고 및 유급제도를 마련해 전체 정원 대비 최대 20%까지 유급시킬 수 있도록 하고 2회 유급이나 3회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은 제적한다. 또 모든 로스쿨 수강과목은 상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상대평가를 하게 되면 같은 로스쿨 학생들 간에 경쟁이 심해져 유급될 확률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또 위원회는 2012년에 사법연수원 졸업생 1000명을 합쳐 2500명이 변호사 자격을 얻게 되는 것과 관련해 “새로 배출되는 변호사가 기존 법률시장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직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

이날 결정에 대해 정원 대비 80∼90% 합격 보장을 요구해온 로스쿨에선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반면 정원 대비 합격률 50% 선을 주장해온 변호사단체는 유감을 표시했다. 정종섭 서울대 로스쿨 원장은 “2기 졸업생의 합격률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적어도 로스쿨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하한선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곽란주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변호사들의 입장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변호사 수급의 불균형이나 수준 미달 우려 등에 대해 향후 재조정 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1기생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었으나, 합격자 수가 정해지지 않은 2기생은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소재 로스쿨에 다니는 한 1학년생은 “1기생의 합격을 대폭 보장해 준 반면 2기생은 불안한 미래에 떨 수밖에 없게 됐다”며 “상대평가를 실시하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 있는 수도권 로스쿨 학생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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