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화재 참사후 전국 요양원에 자녀 방문-전화 폭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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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은 안전하시겠죠?”

“부모님은 잘 계신지….”

경북 포항시에서 요양원 화재 참사가 발생한 후 첫 주말을 맞아 전국 요양원에는 평소보다 많은 자녀들이 찾아와 안전을 확인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 광산구 A노인요양병원 관계자는 14일 “평소 주말과 휴일에는 가족 친지 등 방문하는 보호자가 20여 명이었지만 이번에는 20∼30% 증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남 나주시 B노인요양병원도 “평소 주말에는 입원 환자 중 30∼40%가 가족들의 방문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찾아오는 가족들이 늘어 입원 노인의 50% 정도가 가족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참사가 발생한 포항 인덕노인요양센터 시설장인 이모 씨(65)가 포항에서 운영하는 다른 요양센터에도 가족들의 방문뿐 아니라 전화 문의가 잇따랐다. 이곳 관계자는 “가족들의 안부 방문도 많아졌고, 시나 소방서에서 안전 점검을 하라는 지시 전화도 쉴 새 없이 걸려온 주말이었다”고 전했다.

방문 가족들은 평소 의료진과 도우미 배치나 식단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번 주말에는 화재 예방 시설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

노인 100여 명이 요양하고 있는 대전 동구 P요양원에도 참사 발생 전보다 20%가량 많은 가족 방문이 이어졌다. 요양원 관계자는 “이번 참사 때문인지 다들 표정이 평소보다 어두웠고, 소방 안전대책을 묻는 가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덕노인요양센터 화재 희생자 10명 중 9명의 장례식이 14일 포항의료원 등에서 치러졌다. 고 김송죽 씨(90·여)의 장례식은 15일 오전 치러진다.

포항시는 6급 이상 공무원이 모은 성금으로 피해 가구당 100만 원의 장례비를 지원했다. 시는 15일부터 유가족과 피해 보상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보상비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지방경찰청은 요양센터 건물이 10년간 무상 임대된 과정과 직원 불법 채용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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