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대주면 어때서…” 경찰 ‘성희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8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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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글 오르자 서울 경찰청 진상조사 착수

경찰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에게 도리어 성희롱을 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 서울지방경찰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누리꾼 '욕망의눈을감는자'가 '경찰관의 고소인에 대한 성희롱 발언'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이 실렸다.

자신을 피해 여성의 딸이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어머니가 공장에서 관리자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다가 공장을 그만두고 종암경찰서에 신고했는데 강력팀 형사가 '그깟 엉덩이 한번 대주면 어때서 그러냐'며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엄마가 60이 넘었지만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나이 든 고목 같은 몸이라도 자기 몸에 대한 권리는 자신에게 있지 않은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가해자와 엄마를 같이 놓고 경찰이 엄마 앞에서 비꼬았다고 한다. 형사님 어머님이면 그런 말이 나왔을지 의문이다"라며 "경찰이 엄마가 쓴 조서를 그 남자가 다 들여다보게 뒀는데 피해자의 전화번호, 주소는 물론이고 조서도 가해자에게 보여주지 않는 게 상식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며 며칠째 논란이 증폭됐다. 한 누리꾼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경찰이 있다는 사실에 개탄할 노릇이다. 피해자를 위해서 가해자를 엄정하게 조사하고 피해자 마음이 다치지 않게 배려하는 자세로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배웠을 텐데 어찌 망언을 쉽게 하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썼다.

다른 누리꾼은 "글 쓴 분도 어머니 말씀만 전해 듣고 글을 올리신 거 같은데 신중하길 바란다. 하지만, 만약 과장 없는 진실이라면 중징계 감이다.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상에서 종암경찰서 직원의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종암서장은 서울경찰청에서 이 사건을 조사토록 하고 7일 오후 다음 아고라에 답글을 남겼다.

종암서장은 이 글에서 "사실 관계를 객관적으로 명백히 밝히려고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에서 직접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경찰에 대해 적절하게 조치하고 고소인에게도 결과를 직접 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고소인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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