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토종기업들 “차별화만이 살길”

  • 동아일보

대백, 온라인쇼핑몰 강화로 전국서 고객 유치 큰 성과
화성, 꾸준한 R&D로 기자재 공장서만 年매출 500억

대구 토종기업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사진 제공 대구백화점
대구 토종기업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사진 제공 대구백화점
신세계가 최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조만간 대구 유통업계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내년에 개점하는 현대백화점과 2003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등 유통 빅3 모두가 대구에 진출하게 된 셈. 지역 건설업은 우방, 청구, 보성 등 지역 대형 건설사가 줄줄이 사라지면서 몇 년 전부터 외지 대형 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 지역 한계를 넘어서라

이랜드가 올 5월 동아백화점을 인수하면서 지역 유통업체로는 대구백화점만 남았다. 현재 대구 유통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2000년 이후에는 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이 더는 커지지 않을 상황인 데다 업체까지 증가하면서 유통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대구백화점은 여러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 특화, 고객 편의시설 확충 등은 기본이다. 특히 전국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강화가 눈에 띈다. 지역 한계 극복, 전국 신규 고객 유치라는 성과를 얻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달 오픈마켓인 11번가, 인터파크와 잇달아 손을 잡았다. 270여 개 브랜드, 3만여 개 상품의 온라인 판매가 시작됐다. 이에 앞서 2006년 CJ몰과 제휴한 대구백화점은 하루 평균 온라인 방문객이 9만∼10만 명으로 집계되는 등 최근 3년간 30∼7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참여 브랜드도 50여 개에서 360여 개로 6배 늘었다. 회사 측은 올해 온라인 쇼핑몰 매출 목표를 300억 원으로 세웠다. 전석환 인터넷영업팀장은 “인터넷을 통해 전국 유통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꾸준한 연구개발이 생존 전략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2009년 대구 발주 건설공사금액 규모는 모두 1조1000억 원. 이 중 대구 지역 업체가 수주한 금액은 30%에 그치고 있다. 지역 대형 건설사가 잇따라 도산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화성산업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창업 52주년을 맞은 화성산업은 대구 건설업계로서는 유일하게 전국 시공능력평가 45위, 조경부문 전국 4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안팎에서는 대구 건설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목소리가 많다. 모진 풍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화성산업의 힘은 꾸준한 연구개발이다. 건설기술력의 메카인 철구 및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 사업 부문은 대형 건설업체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 경북 의성에 위치한 영남권 유일의 건설기자재 공장에서만 연간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와 의장등록만 수십 건. 국토해양부 인증, ISO9001 인증 등을 받은 첨단 자동화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독창적인 기술력과 새로운 공법으로 경제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 도훈찬 화성산업 상무이사는 “본사가 대구지만 서울을 대표하는 북서울 꿈의 숲, 월드컵 평화의 공원 등 2개 공원을 시공할 만큼 전국적으로 환경, 조경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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