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모금회 성금 유용에…” 印尼 지진 모금 찬서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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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단체들 “국민 냉소” 캠페인 계획조차 못세워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국민성금을 유용한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드러난 이후 전반적인 모금, 기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 화산폭발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이재민을 돕기 위한 국내 모금 분위기는 싸늘한 상황이다. 공동모금회뿐만 아니라 다른 모금·구호단체들도 “모금에 대한 국민의 냉소적 시선이 느껴진다”며 우려하고 있다.

‘비리 당사자’인 공동모금회는 28일 인도네시아 지진 모금 활동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동모금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내·외부 감사 때문에 행정조직 자체가 마비돼 해외 지원 모금 계획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공동모금회가 항상 모금에 앞장섰지만 비리 적발 이후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당분간 모금 행위 자체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공동모금회는 성금으로 받은 상품권 횡령과 ‘사랑의 온도탑’ 건립 비용 착복 등 비리 행위가 알려지자 19일 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른 모금 구호단체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국제구호 단체인 굿네이버스는 27일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긴급구호를 결정하고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굿네이버스는 이날 약 5000명분의 식량과 옷, 식수, 의약품 등이 들어 있는 긴급구호키트 1000개를 지원했다. 하지만 국민성금 모금 여부는 현장조사가 끝난 후 결정할 계획이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솔직히 최근 분위기로 보면 국민성금 모금 캠페인을 벌여도 참여도가 크게 떨어질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아직 인도네시아 정부나 적십자 측에서 공식 지원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성금 모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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