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교통혁명Ⅱ]“교수의 경쟁력이 바로 대학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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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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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이끄는 5인의 스타


문을 연 지 한 달 된 대학이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육성사업(WCU)’에 선정되는 기적 같은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지난해 4월 국내 과학계가 뒤집혔다. 2009년 3월 개교한 UNIST가 WCU 1, 2 유형에 선정됐기 때문. 지원금만 200억 원 가까이 된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교과부 주관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산업 주관대학, 올해 이공학 분야 선도연구센터 육성사업, 교과부 선정 기초연구실 육성사업 대상 대학으로 잇따라 선정됐다. 서울대, KAIST, 포스텍 등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UNIST가 영입한 스타 교수의 면면을 보면 이런 의문은 금세 사라진다. 조무제 총장은 “개교 전에 사업에 응모했을 때 과학계 인사들이 웃었지만 우리 교수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결국 대학 경쟁력은 교수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라고 소개했다.

박수문 친환경에너지공학부 석좌교수(68)는 WCU 1유형을 따냈다. 2013년까지 150억 원을 지원받는다. 그는 지난해 전기화학분야 최고 학술지인 JES에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저자 상위 25명 중 14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인으로 1위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논문 400편 가까운 논문을 국내외 학회에 발표했다. 국내에서 노벨 화학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서판길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58)는 암과 대사성 질환, 줄기세포 분화의 생체 신호전달 분야에서 선구적 과학자다.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급 국제 유명 저널에 논문 230여 편을 냈다. 2008년에는 국가 석학교수로 선정됐다. 올해 정부에서 연구비 100억 원을 지원받아 ‘세포간 신호교신에 의한 암 제어 연구’를 주도하는 핵심 석학이다.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선 조재필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43)가 유명하다. 그는 에너지 저장 분야 세계 최고 저널인 안게반테 케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나노 레터스지 등에 논문을 모두 게재한 국내에서 유일한 과학자다. 최근 5년간 SCI급 논문 71편을 발표하고 미국 특허등록 6건과 특허출원 7건을 냈다. 특히, 조 교수는 교과부의 ‘신성장동력 연구사업’에 2009년 선정되어 5년간 총 200억원을 지원받아서 ‘플렉서블(Flexible) 고체형 필름 전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생명산업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조윤경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40·여)는 WCU 2유형을 맡았다. 2013년까지 35억 원을 받는다. 조 교수는 2007년 피 한 방울로 각종 암과 류머티스 등 21가지 병을 검진하는 소형 혈액검사기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김정범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35)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쥐와 사람 성체 세포에 유전자 1개만 넣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 개 유전자로 돌연변이와 암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여 환자 치료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올해 독일을 대표하는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우수 연구자에게 주는 ‘오토 한 메달’을 받았다. 그는 올 5월 동아일보가 선정한 ‘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 중 한 사람이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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