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교통혁명Ⅱ]관광레저… 쇼핑… 의료… 문화공연… “부산, 제2의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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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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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KTX효과
접근성 껑충… 동남권의 거점도시 위상 한결 더 높아져
관광분야 최고경쟁력… 크루즈 해양레저등 새상품 적극 추진

부산북항 재개발사업 조감도
부산북항 재개발사업 조감도
《다음 달 1일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대구∼부산 구간 개통을 앞두고 부산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기 때문이다. 2시간 40분 걸렸던 서울∼부산 소요시간이 2시간 18분으로 22분 줄어든 것은 ‘시간이 돈’인 사회발전상이 그대로 녹아있다. KTX의 출발·종착역으로 ‘부산’이란 도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엄청난 광고효과가 기대된다. 부산에서 1시간 내 통행 가능 도시가 늘어나고, 울산과 경주 접근 시간은 30분대로 줄어든다. KTX가 들어가는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를 끼고 있는 만큼 특화 관광 상품 개발로 새로운 관광수요가 예상된다.

그러나 새 노선으로 인한 요금 추가부담은 물론이고 도시흡인력 차이에 따른 신규 정차지역 수도권 집중현상도 우려된다. 이른바 ‘빨대 효과(Straw Effect)’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따라 KTX 요금 인하와 기존 구포역 정차횟수 확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환승체계 개선과 부전역 개발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속도혁명 녹색성장

부산항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선
부산항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선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 당시 서울∼부산 소요 시간이 17시간이었던 데 비하면 가히 속도혁명이다. 1960년대 무궁화호 6시간대, 1980년대 새마을 4시간대에 이어 반나절 생활권이 현실로 다가온 것.

이용자들의 편의도 좋아진다. 부산역 출발 KTX 운행횟수가 주중 41회에서 50회, 주말 49회에서 63회로 늘어난다. 부산발 서울행 KTX 첫 출발 시간이 오전 4시 반에서 오전 5시로 늦춰진다. 종전보다 30분 늦게 출발하지만 서울역 도착시간은 오전 7시 40분으로 종전 오전 7시 32분과 비슷하다. 부산발 서울행 막차 출발시간도 오후 10시 5분에서 오후 10시 반(토, 일요일은 오후 11시)으로 늦춰진다. 밀양, 김해, 양산, 구포 등 기존선 KTX 이용객을 위해 부산∼구포∼서울 구간에 주중에는 하루 9회, 주말에는 하루 12회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부산 KTX 요금은 2단계 개통구간의 경우 월∼목요일이 5만1800원으로 3900원, 금∼일요일과 공휴일은 5만5500원으로 4300원 인상된다. 또 서울∼신경주는 월∼목요일이 4만2600원, 금∼일요일과 공휴일은 4만5600원, 서울∼울산은 각각 4만6300원과 4만950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부산발전연구원(BDI)은 최근 발간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 대응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요금 인상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진 연구위원은 “서울∼부산 기준 요금 인상분은 기존선보다 늘어난 거리와 짧아진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3900원이 아닌 1500∼1900원 선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울산, 신경주, 김천(구미), 오송역이 정차역으로 신설돼 KTX 수혜 지역도 늘어났다. 기존구간 노선에 수원, 영등포를 거치는 노선이 추가됐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KTX 개통이후 하루평균 승객이 1만5000명에서 1만9000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산업변화 기대반 우려반

수도권 집중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을 중심으로 남부권 영향지역이 확대돼 거점도시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부산, 울산, 경주 간 교류 증가도 예상된다.

BDI가 최근 조사한 KTX 개통 전망 자료에 따르면 개통 전후 서울시민의 부산에 대한 활동비중은 1.2%에 3.4%로, 김천 이북은 7%에서 10%로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경주 지역민의 부산 활동 비중은 4%에서 10%로 2.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부산시민의 서울에 대한 활동 비중은 17.2%에서 26%, 울산 경주 지역민의 서울활동 비중은 3%에서 14%로 예상됐다.

부산이 다른 정차지역과 비교해 강점이 예상되는 분야는 관광레저와 쇼핑, 공연문화분야로 조사됐다. 인근 울산 경주지역민은 서울에 비해 부산의 의료·교육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최근 ‘KTX 2단계 개통대비 종합대책’을 만들어 분야별로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먼저 부산 방문객 수요에 대비해 부산역 대중교통 시설 및 운영개선에 나섰다. 시내버스 승객대기시설 4곳, 버스정차구역 11면, 우천대비시설 등 대중 환승센터를 12월까지 설치한다. 시내버스 정류소 자동안내기와 환승안내기도 추가로 세운다. 계단으로 돼 있는 부산역 광장에서 KTX진입구간에 경사로도 새로 설치한다. 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부산역∼경남 거제 버스노선을 신설해 12월 9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부산역 앞 아리랑호텔 쪽과 역 뒤쪽 충장로에 택시베이를 추진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전역 일원에 복합환승센터를 개발해 KTX와 도시철도, 버스, 승용차 등을 한곳에서 환승하고 다양한 문화·상업 시설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광분야는 경쟁력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분야. 시가 크루즈, 해양관광, 해양레저, 해수욕장을 내세운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선 이유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8대의 시티투어버스를 3대 더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KTX와 연계한 부산형 관광택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전일(全日)관광 2개 코스를 동서 부산으로 나눠 개발 중이다. 또 ‘KTX+카페리’ ‘KTX+크루즈선박’ 상품에 대해서는 운영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부산항∼일본 모지항 노선에 카페리를 운항 중인 그랜드훼리㈜는 철도와 카페리를 연계한 한일 여행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용호만 공유수면매립지에 유람선터미널도 만들기로 했다.

유통·쇼핑분야는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부산역과 가까운 자갈치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5억2000만 원을 투입해 다음 달부터 ‘문화관광형 시장’ 조성사업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뮤지컬전용극장, 게스트하우스, 문화공연장이 들어선다. 또 국제시장, 부산진시장, 부전시장, 골드테마거리 등 전통시장들은 경영현대화사업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KTX쇼핑객 유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의료분야는 ‘빨대효과’와 ‘역빨대효과’가 교차하는 분야. 수도권에 밀집된 빅4(서울아산, 삼성, 연세대 세브란스, 서울대병원) 의료기관으로의 쏠림현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동남권 거점 의료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역외 환자의 부산 유입이 오히려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 유출환자는 14%이나 부산 의료기관 이용 역외 환자는 23.3%에 이르렀던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의료계는 8월 부산보건의료협의회를 발족해 자구 노력에 나섰다. 또 민관 노력으로 서면메디컬 스트리트 조성, 원자력의학원 유치, 해운대백병원 개원 등 의료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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