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 먼 의사… “비타민제” 속여 마취제 장사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03:00수정 2010-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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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강한 ‘프로포폴’ 마구잡이 투여해 수억원대 폭리
의사 7명 등 10명 기소… 인기 연예인들도 투약 드러나
유흥업소 마담인 A 씨(37·여)는 수면부족과 만성피로에 시달리던 2007년 주위의 권유로 우연히 프로포폴을 맞았다가 특이한 경험을 했다. ‘잠이 부족한 사람에게 좋다’는 주위 동료들의 말처럼 프로포폴을 맞고 30분을 자고 나자 숙면을 취한 듯 기분이 좋아진 경험을 한 것. 이후 A 씨는 피로를 해소한다며 프로포폴을 자주 찾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프로포폴에 중독돼 이 약을 투약하기 위해 돈을 버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는 유흥업소를 전전하며 한 달에 2000만∼3000만 원씩, 1년에 2억∼3억 원씩을 프로포폴 투여비로 썼다.

수면 마취제로 쓰이는 프로포폴을 환자에게 마취 이외의 용도로 무단 투여해 수억 원의 이익을 챙긴 성형외과 원장 등 의사 7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영리를 목적으로 간호조무사 등 무자격자를 시켜 프로포폴을 환자에게 투여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성형외과 원장 우모 씨(41)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성형외과 원장 최모 씨(40)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우 씨는 2006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환자들에게 프로포폴을 1081차례 투여해 5억여 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 등 성형외과나 산부인과 의사 5명도 간호조무사를 시켜 프로포폴을 400∼1400차례 투여하고 5000만∼3억70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사망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 물질로도 알려진 프로포폴은 수면 내시경이나 성형외과 수술을 할 때 사용되는 수면 마취제다. 하지만 이 약은 마약을 맞은 듯한 정신적 희열을 느끼게 하고 자주 투여하면 중독될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내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힌 전문의약품이다. 불규칙한 생활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방송인, 탤런트 등 일부 연예인도 수면제 대용 또는 치료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일부 병원은 프로포폴을 ‘비타민 주사’라고 광고해 고객을 모은 뒤 병당 1만 원짜리를 10만∼40만 원에 환자들에게 투여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기소된 의사 중 한 명은 본인이 프로포폴에 중독이 돼 수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약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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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오피스텔을 돌며 프로포폴 640병을 4명에게 판매한 전직 병원 상담실장 정모 씨(40·여)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중국에서 밀수한 프로포폴을 판매한 간호조무사 전모 씨(28·여)를 불구속 기소했다. 프로포폴을 투여받은 자는 처벌 규정이 없어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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