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명품녀-케이블TV 진실게임 점입가경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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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녀 “작가가 1억 → 3억 → 4억 값올려”제작진 “1억도 명품인데 그럴 이유 있나”
방송사 Mnet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출연자 김모 씨. 사진 출처 김모 씨 미니홈피
수십억 원의 명품 마니아로 방송에 소개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4억 명품녀’와 케이블TV사 간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7일 케이블채널 Mnet ‘텐트 인 더 시티’에 출연한 김모 씨(24·여)는 “직업은 없고 부모가 준 용돈으로 명품을 산다. 지금 몸에 걸치고 있는 것만 4억 원”이라고 말해 누리꾼의 비난을 샀다. 방송 후 일본에 체류하다 13일 귀국한 김 씨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준비한 사전 대본과 촬영 당시 작가들이 화이트보드에 쓴 지시대로 했을 뿐이다. 내가 말한 10%의 사실에 근거해 방송이 8∼10배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Mnet은 14일 보도 자료를 통해 “사실에 근거한 방송”이라며 △편집 전 원본 방송 테이프 △김 씨가 집에 모아놓은 명품을 스스로 촬영한 셀프카메라 원본 △출연자의 사전 인터뷰 내용을 담은 ‘출연자 노트’ △논란 후 작가와의 대화 기록 등 네 가지 자료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 “대본대로” vs “김 씨 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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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촬영 시작 두 시간 전 대기실에 도착해 대본을 외웠다. 대본은 두께가 1cm 정도였고 제작진이 내 부분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놨더라. 대본에는 ‘계속 도도한 이미지로 간다’와 같은 반응과 표정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촬영 도중에도 작가들이 화이트보드에 수시로 지시 내용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촬영 때 입은 명품도 나는 1억 원어치가 채 안 된다고 했지만 대본에는 3억 원이라고 써 있다가 촬영 당시에는 작가가 화이트보드에 4억 원이라고 써서 시키는 대로 했다. 목걸이도 실제 가격은 4000만 원대인데 제작진이 2억 원으로 부풀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황금산 PD는 “몸에 걸친 명품 액수가 1억 원만 돼도 큰돈인데 제작진이 굳이 4억 원으로 부풀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김모 작가는 “촬영 전 김 씨에게 전화해 ‘어느 정도 하고 오실 거냐’고 물으니 ‘위, 아랫도리 합쳐 3억∼4억 원 정도’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쪽 대본’에 3억 원으로 적어놨는데 촬영 현장에서 김 씨 본인이 4억 원이라고 말했다. 목걸이 가격도 김 씨가 MC 송은이 씨에게 귓속말로 ‘풀세팅의 절반 정도’라고 답해 제작진은 2억 원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황 PD는 “제작진이 준 것은 토크쇼 진행에 필요한 7, 8줄짜리 상황 대본이지 연기를 해야 할 정도로 멘트가 써 있는 대본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문제 생기면 어쩌냐?” vs “괜찮다”

황 PD는 “촬영이 끝나고 송은이 씨가 ‘혹시 문제될 게 있으면 지금 얘기해라. 편집상에서 톤다운할 수 있다’고 했지만 김 씨는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씨는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며 “촬영 당일 제작진에게 ‘문제 생기면 어쩌냐’고 했더니 제작진은 ‘해명 방송을 해주겠다’고 해놓고 아무 조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는 “방송 다음 날인 8일 오전 일본에 있는 김 씨와 1차 통화했을 때만 해도 그는 방송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국세청 조사 방침이 나온 10일 오후에 2차 통화했더니 ‘방송에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고 화면에 노출된 물건이 모두 내 것이 아니라 가족 것도 있으니 그 부분만 정정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의 주장은 다르다. 그는 “내가 제작진에게 전화해 계속 해명 방송을 요구하자 제작진은 ‘○○ 씨, 거짓 방송으로 되면 우리 입장이 곤란해진다. 죄송한데 조금만 기다려 달라. 신정환 사건 때문에 수그러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경수 Mnet 홍보팀장은 “김 씨가 인터뷰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촬영 때와 다른 말을 하는데 우리가 먼저 전화할 이유가 없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 방통심의위, “10월 초 결론날 것”


김 씨는 방송에서 착용한 목걸이 값 결제 여부를 두고 이 목걸이를 제작한 보석디자이너 배모 씨(32)와도 미니홈피를 통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배 씨가 “목걸이 미결제에 대한 고소장은 받으셨죠?”라고 쓴 데 대해 김 씨는 돈을 보냈다며 “계좌 내역 캡처해서 올려줄까”라며 맞서고 있다.

김 씨는 미혼이라며 이혼설과 관련해 “(주민등록)등본 떼 드릴까요?”라며 반문했다. 부정기적으로 모델 일을 하며 명품을 살 수 있냐고 묻자 김 씨는 “국세청이면 밝히겠지만 공인이 아니기 때문에 언론에 밝힐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불법 증여 조사와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그 건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김양하 방송심의실장은 “Mnet에서 받은 자료를 검토한 뒤 심의위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며 10월 초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진실 공방과 관계없이 방송사가 시청률에 집착해 선정적인 주제를 다루거나 출연자를 적절한 검증 없이 섭외하는 제작 관행은 또다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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