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특검, 황희철 차관 ‘불공정 조사’ 논란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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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비공개로 제3의 장소에서 직접 질의
“사적서신 불과해 조치 안취해” 황차관, 진정서 묵살의혹 해명
검사 등의 불법자금 및 향응 수수사건 진상규명 특별검사팀이 황희철 법무부 차관을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고도 황 차관 측의 요청에 따라 이를 이틀 동안 감추는 등 특검의 권위를 스스로 손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경식 특별검사는 12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회의실에서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의 진정 묵살 의혹을 받고 있는 황 차관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황 차관에 대한 조사 방법과 조사 사실 공개 등에서 다른 조사 대상자들과 달리 이례적인 예우를 했다. 특검팀은 황 차관이 현직 차관이라는 이유로 특검 사무실로 소환하지 않고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했고, 조사일도 일반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일요일을 선택했다. 또 황 차관을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민 특검이 직접 조사를 했다.

이준 특검보는 “현직 차관 예우 차원에서 ‘제3의 장소’로 조사 장소를 정했고, 특검이 직접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황 차관이 현직 고검장급이어서 사법시험 선배인 민 특검(사법시험 20회)이 직접 조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역대 9차례의 특검 사상 특검이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 4월 삼성 비자금 특검팀의 경우 특검보와 파견 부장검사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조사했고, BBK 의혹 특검팀도 2008년 2월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이명박 대통령을 방문 조사할 때 특검보가 조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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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황 차관을 조사한 사실을 공개하는 시기를 놓고도 ‘국회에서 논란이 되는 것을 피하게 해 달라’는 황 차관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16일 이후에야 이를 공개하려 했다. 황 차관 측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6일까지 열리는 만큼 국회에서 황 차관이 곤란한 질문을 받지 않도록 조사 사실을 그 이후에 발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14일 오전 일부 언론에 황 차관 조사와 관련된 보도가 나오자 황 차관을 조사한 사실을 뒤늦게 황급히 공개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주요 조사 대상자에 대해선 소환 일정을 사전에 공개해 왔다.

한편 황 차관은 특검 조사에서 ‘올해 2월 진정서 성격의 문건 3장을 팩스로 보냈으나 묵살당했다’는 정 씨의 주장에 대해 “팩스 내용은 정 씨가 억울함을 주장하는 사적인 서신에 불과해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황 차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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