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따로 노는’ 대구 거리공연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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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중앙로, 중구-동성로 주관… 예산 등 협조 난항 10일 오후 3시경 대구 중구 동성로2가 대구백화점 앞. 특설 무대에 ‘동성로 로드 아트(Road Art) 시범운영’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내걸렸다. 이어 연기자 3명이 특이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회색 원피스 차림에 가면을 쓴 여성은 컴퓨터 키보드를 지갑처럼 어께에 멨다. 남자 연기자는 검은색 천에 목이 묶인 채 여성에게 끌려 다녔다. 공연은 무대를 떠나 동성로 거리에서 펼쳐졌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한일극장까지 100여 m를 왕복하며 선보였다. 대사 없이 몸짓으로만 진행됐다.

시민들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공연 주제 ‘인터넷 악플(누리꾼들의 악의적인 댓글)의 폐해’를 듣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상당수는 ‘재미와 감동이 없다’며 외면했다. 김정남 씨(47·여)는 “느닷없이 혐오스러운 사람들이 나타나 놀랐다”며 “공연이 생겨나는 것은 좋은데 시민들이 공감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대구 중앙로와 동성로를 활성화하기 위한 거리공연의 막이 올랐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부족한 예산 확보. 특히 공연 질을 높이고 올바른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대구시와 중구가 머리를 맞대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중앙로는 대구시가 ‘명품거리 중앙로 1050 콘서트’를 4월부터 매주 금·토요일 20여 차례 개최하고 있다. 대구음악협회와 대구예술대 음악 전공 학생들이 참여한다. 중구가 사업을 추진하는 동성로는 사정이 좀 낫다. ‘동성로 로드아트 사업’은 8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고 있다. 국비 4000만 원도 챙겼다. 이에 앞서 3∼5월 계명대, 한국마술협회 대구지부, 대구YMCA와 함께 시민 예술단체들이 참여하는 공연들을 선보여 성공 밑거름을 만들었다. 9월부터 매주 금요일 진행하는 시범 공연을 통해 상인 등과의 갈등요인과 문제점을 줄일 방침이다. 민관학 협력 모델도 제시할 예정. 이르면 2011년 초 사업을 본격화한다.

하지만 이들 사업 모두 돈이 문제다. 대구시는 거리공연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예술인에게는 보수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연말까지 추진이 불투명하다. 재정이 어려운 중구는 추가 예산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4000만 원이 필요하지만 여력이 없는 실정. 대구시 협조를 바라지만 불필요한 이해관계 때문에 협의조차 힘들다. 중앙로의 경우 대구시 관련 부서만 교통정책과, 문화예술과, 문화산업과 등이다. 중구 관계자는 “문화예술과가 협조를 약속해도 다른 부서가 손사래를 치면 소용없다”고 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앙로와 동성로의 여건과 거리공연 취지가 달라 연계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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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중 계명대 연극예술과 교수는 “중앙로와 동성로는 한공간”이라며 “목표가 같다면 지자체들이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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