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수의 배신자 색출?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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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전후 간부들 통화명세 내라” 지시 물의 전완준 전남 화순군수(51)가 5급 이상 군청 간부들에게 휴대전화 통화명세를 제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화순군 간부 공무원 A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군수 지시로 3∼8월분 휴대전화 통화명세(문자기록 포함)를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다음 서류 봉투에 넣어 밀봉한 상태로 군청 행정지원과에 18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화순군 간부 공무원 B 씨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내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 같아 제출했다”며 “몇 명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화순군에서 5급 이상 공무원은 모두 32명. 이 가운데 전 군수 측근을 제외한 군청 내 실과장 17명이 통화명세 제출 통보를 받았다. 이들이 통화명세를 제출한 3∼8월은 전 군수가 4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5월 보석으로 풀려나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6·2지방선거에서 재선된 시기와 겹친다.

이에 앞서 전 군수는 올 7월 8일에도 간부회의에서 통화명세를 내라고 요구했으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내부 비판이 일자 철회한 바 있다. 화순군의회는 통화명세 제출 지시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행주 화순군의원은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 제보자와 상대 군수 후보 지지자를 색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진상을 꼭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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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관계자는 “간부회의에서 나온 얘기가 외부로 흘러 나가는 일이 잦았던 데다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군청 간부가 상대 후보와 수차례 통화한 기록이 나오는 등 공무원 기강이 해이해지는 조짐을 보여 기강확립 차원에서 통화명세를 제출하도록 했다”며 “전 군수가 3일 군의회 업무보고 때 유감의 뜻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 군수는 지난달 26일 광주지법에서 유권자 23명을 군수 관사로 초청해 38만 원어치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고 군수 직을 유지했으나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화순=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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