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잇단 총기사고 2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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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사망 병사, 사고전 선임병에 구타당해

강원도 군부대에서 잇달아 총기사고가 발생해 병사 2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1명은 사고 직전 구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강원 화천군 육군 모부대에 따르면 숨진 서모 일병(21)이 사고 발생 45분전인 21일 오후 7시경 부대 내 탄약고 근무지에서 한 선임병으로부터 2,3차례 구타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군은 사고 직후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됐으며, 선임병의 구타와 총기사고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구타를 한 선임병은 조사를 거쳐 처벌할 방침이다. 군은 CCTV 화면을 서 일병의 유족들에게 공개했고, 유족들은 구타가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부대 내 총기함 열쇠가 없어져 찾던 중 서 일병이 열쇠를 갖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자 이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구타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사고 당시 탄약고 경계근무 중이던 서 일병은 후임병에게 “초소 밖의 외등을 켜라”고 지시했다. 후임병이 밖으로 나간 사이 총소리가 들렸고 서 일병은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또 22일 오전 3시 13분경 강릉시 육군 모부대 탄약고 인근 순찰로에서 이 부대 소속 또 다른 서모 일병(21)이 얼굴에 총상을 입고 숨져 있는 것을 부대원이 발견했다. 군부대에 따르면 서 일병은 함께 초소 근무에 투입된 후임병에게 “순찰하고 오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부대 관계자는 “여러 발의 총소리를 듣고 달려가 보니 서 일병이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며 “탄약고 주변 CCTV에는 서 일병이 혼자 걸어가는 모습만 있다”고 말했다. 숨진 서 일병의 전투복 주머니에서는 ‘장기를 기증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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