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내일까지 ‘게릴라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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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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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20mm… 주말 전국서 피해 속출 2명 사망 1명 실종

무너진 제방 14일과 15일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 내린 전북 익산시 여산천 제방. 주민들이 하천에 휩쓸려 내려온 나무를 굴착기로 끌어내며 수해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익산=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무너진 제방 14일과 15일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 내린 전북 익산시 여산천 제방. 주민들이 하천에 휩쓸려 내려온 나무를 굴착기로 끌어내며 수해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익산=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4, 15일 전국 곳곳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각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16일과 17일에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또다시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기상청은 16일과 17일 이틀간 충청이남 지방 곳곳에 적은 곳은 20mm, 많은 곳은 120mm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남부지방은 16일 새벽과 오전 사이 돌풍과 함께 벼락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예상된다. 집중호우가 그치는 18일부터는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14일과 15일에는 국지성 호우로 전국에서 인명,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15일 새벽 서울 강북지역에는 최대 69.5mm의 소나기가 내려 100건 이상의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또 이날 오전 1시 40분경 경기 포천시 신북면 덕둔리 계곡 유원지에서 신모 씨(49)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강원 영서북부 지방은 14, 15일 이틀간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15일 오전 1시 20분경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내 하천에서 굴착기를 몰고 교량을 건너던 펜션 업주 황모 씨(52)가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경북 안동시 일직면 강연리 국도 5호선 인근에서는 14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통행이 한동안 통제됐다.

전북지역에서도 집중호우로 14일 완주군 비봉면 이전리 내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인근 주택을 덮쳐 유모 씨(45·여)가 사망했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와의 전설로 유명한 익산 미륵산 사자사 앞마당과 계단도 무너졌다. 충남지역은 이날 호우주의보 속에서 많은 비가 내려 이재민 82명(33가구)이 발생했다. 충북지역도 주말에 내린 비로 도내 주택 11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돼 이재민 7명이 발생했다.

4대강(금강) 살리기 사업 가운데 하나인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도 침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시공사인 SK건설이 13일부터 공사를 중지했다. 또 14일 오후 1시 40분부터 3시 반까지 공사 현장에 설치된 가축도(흙이 든 포대로 쌓은 임시 둑) 안에 물을 채우는 충수작업을 벌였다. SK건설 관계자는 “충수작업은 호우로 불어난 강물이 가축도를 넘어 공사 현장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에 인위적으로 물을 채우는 것으로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침수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에 전국적으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 원인은 비구름 통로가 한반도 주변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주권 기상청 통보관은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화되면서 그 가장자리를 타고 많은 수증기가 내륙으로 공급됐다”며 “이 수증기가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며 폭우구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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