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 정철 선생의 가사문학 ‘관동별곡’의 무대에 ‘동해안 800리길’이 만들어졌다. (사)세계걷기운동본부는 동해안 최북단인 강원 고성군에서 경북 울진군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옛길을 재현해 올해 처음 7박 8일간 일정으로 걷기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 행사엔 올 극심한 무더위를 고려해 참가자를 걷기 마니아 30여 명으로 한정했다. 이들은 7일 울진을 출발해 14일 고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세계걷기운동본부는 지난해 고성∼삼척 코스를 복원한 데 이어 올해 울진 코스까지 완성한 셈이다.
송강은 강원도관찰사로 재직하던 1580년 관동팔경을 따라 동해안을 두루 다니면서 관동별곡을 지었다. 관동팔경은 고성∼울진에 있는 8곳의 명승지로 총석정 삼일포 청간정 낙산사 경포대 죽서루 망양정 월송정이다. 이 가운데 총석정과 삼일포는 북한지역에 속해 있다. 이 길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산수유람 코스 가운데 최고로 꼽혔다. 신라 화랑들도 수련을 위해 이 길을 걸었다. 박영주 강릉원주대 교수는 “신라 화랑들이 걷던 동해안 길은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청소년 국토순례길로 1500년 만에 복원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관동별곡 800리길 탄생의 주역은 정준 세계걷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이다. 정 사무총장은 1976∼1979년 고성에서 군 복무를 하며 관동팔경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는 문화기획가로 활동하다 세계걷기운동본부와 인연을 맺은 뒤 30여 년간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이 길을 복원하는 데 앞장섰다.
세계걷기운동본부는 이 길의 복원을 기념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울진에서 ‘관동별곡 800리 문화축전’을 연 데 이어 13∼15일에는 고성에서 같은 행사를 개최한다. 고성축전에는 800여 명이 초청돼 2박 3일 동안 관동별곡 800리길 가운데 고성 구간을 걷는다. 또 한국화가 80명이 화진포 해변에서 ‘2010 신 관동팔경 그리기 행사’를 갖는 것을 비롯해 그린바이크대회, 관동별곡 백일장, 음악공연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자세한 행사 일정 및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8811.or.kr/www/index.php)나 전화(02-3012-8811)로 확인 가능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