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입 자기소개서 공통양식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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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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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지원서 양식이 대학마다 달라 수험생들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입 공통 양식이 최종 확정돼 올 9월 대입 수시모집부터 사용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11학년도 대입부터 사용될 지원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 대입 관련 공통 서류 양식을 대학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근 확정했다.

동아일보가 20일 입수한 대교협의 대입 공통 양식에 따르면 자기소개서의 경우 △성장 과정 △지원 동기와 지원한 분야를 위한 노력과 준비 △입학 후 학업 계획과 향후 진로 계획 △고등학교 재학 중 자기 주도적 학습 경험과 교내외 활동 △미래 목표를 위해 노력한 과정과 역경 극복 사례, 목표를 세운 동기 등 5개 항목을 적어야 한다.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대학과 원서접수 대행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대입 원서를 제출했으나 올 수시부터는 대교협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대교협이 제시한 자기소개서에는 5개 공통 질문이 있지만 대학들은 학교 전형 특성에 맞게 질문을 추가하거나 뺄 수 있다. 올해는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만 공통으로 사용하고 교사추천서는 예시안만 제시하기로 했다.

지원서 양식뿐만 아니라 원서 접수 시스템도 통일된다. 대교협, 대학, 원서접수 대행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 접수 시스템에 접속하면 동일한 창이 뜬다. 접속 창구는 다르지만 최종적으로 대교협이 모든 정보를 관리하고 수집하게 된다.

▼ 들쭉날쭉 원서 불편 해소… 대학들은 “수시모집 이미 발표” 반발 ▼

대교협이 대입 공통 양식을 마련하고 원서 접수까지 하기로 한 것은 대학마다 양식이 달라 수험생 입장에선 각기 다른 양식을 작성하느라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불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교협 양정호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지원자가 대학에 맞춰 수차례 원서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입시철마다 여러 장의 추천서를 써야 하는 교사의 업무부담을 줄이고자 이 같은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비용도 절감돼 원서 접수 수수료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또 각 대학으로부터 수시 및 정시 합격자 정보를 대행업체로부터 수험생의 지원 정보를 수집해 이를 복수 지원자를 차단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설업체가 대학과 계약을 하고 원서접수를 대행하는 기존 방식에서는 업체 간 지원자 정보 공유가 안 돼 한 수험생이 정시모집 동일군에 중복 지원하거나 수시에 합격하고도 정시에 지원하는 사례가 더러 있었다. 2010학년도에도 1200여 명의 입학생이 이런 방법을 통해 이중 합격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대교협은 장기적으로는 자체 서버와 시스템을 구축해 원서접수 대행업체를 배제하고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작업에 6개월 이상이 걸리는 데다 2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9월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을 앞두고 대입 원서 공통 양식이 발표되자 대학들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일부 대학은 이미 양식을 발표해 바꾸기 어렵다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미 수시모집 계획을 발표한 서울대의 경우 특기자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 등 전형별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서식이 포함돼 있다. 자기소개서 항목 중에는 ‘자신이 읽었던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기술하라’와 같이 대교협이 발표한 공통 양식과 다른 내용도 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수시 요강을 이미 발표해 앞으로 변동사항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연세대 김동노 입학처장도 “대학 의견을 제대로 물어보지 않은 만큼 기존의 방식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입학관리팀장은 “대교협이 준비 기간 없이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며 “다른 대학들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교협이 궁극적으로 단독으로 원서접수 업무를 할 경우 한꺼번에 수험생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하면 해킹과 정보 유출 등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교협은 “학생들의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대교협 직원을 정보기술 업체에 파견해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학들은 “정보 유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올해 9월 대입 수시모집부터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가 사용하게 될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 사진 제공 대교협
올해 9월 대입 수시모집부터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가 사용하게 될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 사진 제공 대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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