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사실상 실패 절반이상 “의대 U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교과부 개선계획 발표… 27개大 2015년부터 자율 전환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정책이 2005년 첫 신입생을 뽑은 지 6년 만에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전원에서 의·치의대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정부가 열어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의전원 정책에 반대해온 대학들은 의·치의대 체제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전원은 전국 대학 27곳에서 운영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치의학 교육학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치의학 교육 제도 개선 계획’을 1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이번 계획은 2003년 의전원 제도 도입 시 2009년에 운영 성과를 평가해 2010년에 의사 양성 학제 관련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로 예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선 계획에 따르면 의·치의대와 의전원을 동시에 운영하는 대학은 앞으로 두 학제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의전원에서 의·치의대로 바꾸거나 반대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전국 41개 의·치의대 중 15곳은 의전원만 운영하고 있으며 12곳은 의·치의대와 의전원을 동시에 운영(병행) 중이다. 병행 대학은 의전원 전환을 꺼린 대학들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형태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들의 의사를 타진해본 결과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에서는 절반가량이, 병행 대학에서는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치의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병행 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완전전환 대학은 2017학년도부터 의전원 신입생을 뽑지 않게 된다. 모든 대학이 의전원을 포기하면 현재 중1부터는 의전원에 진학할 수 없는 것이다. 교과부는 대학별로 10월 말까지 학제운영계획을 제출받아 의전원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대학들에는 체제정착비 40억 원과 의과학자 육성지원사업비 30억 원을 분할 지원할 계획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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