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현동]가업 잇는 중소기업, 稅부담 덜고 약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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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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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짧은 기간에 눈부신 산업발전을 이룩했다. 이제 기업을 일군 창업세대는 경영에서 물러났거나 어떻게 기업을 물려줄 것인가 고민하는 시대가 왔다. 피터 드러커는 오늘날의 경제는 성장원동력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빠르게 이동한다고 했다.

통계청이 밝힌 2008년 국내 중소기업은 304만 개로 전체 기업의 99.9%다.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중소기업이다. 독일은 세계시장의 60%를 점유한 제품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500개가 넘고 일본도 100년 이상 된 장수 중소기업이 무려 1만5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중소기업은 가족기업 형태가 일반적이다. 가족이 경영을 승계할 경우 기업의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하고 기업의 존속을 위해 전력투구하므로 사회적으로도 이득이다. 가업승계가 단절될 때 고용은 줄고 기술은 사장될 수 있다.

일본 도쿄의 작은 메밀국수 가게 ‘간다 마쓰야’는 1880년대에 개업했다. 사장인 고다카 다카유키 씨(44)는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아 100여 년에 걸쳐 내려온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긍지를 갖고 있다. 고다카 씨 역시 아들이 원한다면 가업을 물려주고 싶어 한다.

가업을 통해 전통에 담긴 사상까지 전수하고 가업을 잇는 가치의 소중함이 함께 계승되어 사회의 문화를 형성한다. 가업승계가 여러 대에 걸쳐 잘 이뤄지면 중소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다. 청바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리바이스트로스, 세계적 화학회사 듀폰, 250여 년간 유럽 금융계를 지배한 로스차일드 금융회사, 이탈리아 최대의 자동차회사 피아트가 그러하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가업승계를 통해 든든히 뿌리를 내리도록 가업승계에 걸림돌로 지목된 세금, 즉 상속세와 증여세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예를 들어 2007년까지 1억 원이던 가업상속 공제액을 지난해 최대 100억 원까지 확대했다. 또 상속세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가업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는 최대 15년까지 나눠 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중소기업이 가업승계 세제 지원을 받으려면 경영 기간 등 몇 가지 요건을 구비해야 한다. 또 세제 지원을 받은 후에는 가업을 지속해야 하는 등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건전한 중소기업이 많아지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밝다. 기업에 녹아 있는 정신까지 전수되는 가업승계는 후손에게 희망을 심는다. 여러 대에 걸쳐 가업을 잇는 명품 중소기업이 많이 나오고 아울러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이현동 국세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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