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해에만 초중고교생 1만 명이 서울 강남(서초구 강남구) 지역으로 학교를 옮겼다. 범(汎)강남권으로 분류되는 송파구와 강동구까지 합치면 2만 명의 초중고생이 강남으로 전학했다. ‘사교육 특구’ 양천구와 노원구로도 초중고생 1만 명이 전학했다.
동아일보가 입시 전문 업체 ㈜하늘교육과 함께 일선 학교에서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를 통해 공개한 ‘학생 전출입 학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 25개 행정구 중 18곳은 학생 떠나
지난해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소재 학교로 전학한 학생은 모두 9298명이고 이 지역에서 외부로 전학한 학생은 5001명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지역 학생이 4297명 늘어난 것이다. 2008년(2938명 증가)에 비해서도 1.46배가 늘어났다.
‘강남 3구’ 중 한 곳인 송파구(5514명)와 사실상 강남권인 강동구(4955명)로도 1만469명이 전학했다. 이 두 지역을 떠난 학생 7698명을 빼면 강남 4개구 학생은 1년 동안 7068명이 늘었다. 양천구(5103명)와 노원구(4627명)에는 9730명이 전학을 오는 동안 7947명이 떠나 학생 수가 1783명 늘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하면 학생이 늘어난 행정구는 종로구(133명)뿐이다. 나머지 18곳은 모두 학생이 줄었다. 관악구는 1년 동안 학생 3198명이 빠져나가면서 1211명이 줄었다. 영등포구(―775명) 구로구(―751명) 동대문구(―743명)도 학생이 700명 이상 줄었다.
○ 교육 따라 재개발·재건축
강남구는 지난해 2404명이 늘어 2008년(2023명 증가)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서초구는 2008년 915명에서 1893명으로 2.06배 늘었다. 강남교육청에서는 “반포지역에 재개발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입생이 늘어난 것 같다”며 “왜 그 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되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국토해양부에서 제출 받은 2008년 공동주택 3.3m²당 가격은 △강남구(2221만 원) △서초구(1691만 원) △용산구(1589만 원) △송파구(1551만 원) △강동구(1202만 원) △양천구(1162만 원) 순이다. 용산구를 제외하면 학생이 몰릴수록 부동산 가격도 비싸다.
양천구는 2008년 639명이 증가했으나 2009년엔 1375명으로 늘었다. 강서교육청 관계자는 “서초지역 재개발 아파트 값이 올라가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중산층이 목동을 많이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674명 증가)보다 학생 수가 1018명이 더 늘어난 강동구도 강일지구 입주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정보 공개로 쏠림 가속화될 듯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자율형사립고, 고교선택제 같은 정책도 ‘강남지역 편중 현상’을 완화시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임 이사는 “전입 학생에는 기타 시도에서 전학 온 학생도 포함돼 있지만 이들 역시 교육 특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구별 주요 대학 진학 실적,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등이 공개되면서 교육 특구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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