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얼마나 아세요?]<下>기금 실적과 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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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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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연기금 성장… 작년 투자수익 26조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올해 3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연기금과 비교할 때 네 번째로 꼽히는 규모다. 1988년부터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매달 꼬박꼬박 낸 보험료가 차곡차곡 쌓이고 수익금이 붙어 거대한 공룡이 됐다. 기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거나 투자되지 않는지와 어느 정도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등을 알아본다.》
운용 엉망이라는데
기금운용委 계획따라 투자… 12년간 평균 수익률 6.9%
해외 투자비중 20%로 늘려


―국민연금 자산운용 실적이 엉망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당시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0.18%였다. 당시 투자 손실규모는 4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익률은 10.39%로 최근 5년간 사상 최대였다. 투자수익금도 26조2000억 원이었다. 기금 수익률은 경기에 따라 기복은 있지만 12년간 평균 6.91%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기금은 올해 4월까지 294조 원이 적립됐다. 기금 규모 면에서는 세계 4위다.”

―가입자들이 낸 연금 보험료를 아무 데나 투자하는 것 아닌가.

“국민연금 기금은 정부, 가입자 대표,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운용한다.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매년 5년간의 중장기 운용계획을 세우고 해당 연도의 기금운용계획을 결정한다. 경제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기금운용 계획의 허용 범위를 넘어서 투자할 수 없다.”

성과 좋아도 혜택 적다는데
수익률 1%P만 높아도 연금 소진시기 9년 늦춰져
출산-군복무 크레디트 혜택


―국민연금 성과가 좋아도 가입자들의 혜택은 더 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수익금 26조2000억 원은 1800만 가입자들이 연간 내는 보험료보다 많은 돈이며 지난해 연금 지급액의 4배 규모다. 지금 당장 가입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지만 연금 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만 높여도 연금 소진 시기를 9년이나 연장할 수 있다. 연금 소진 시기를 늦추면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연금 운용 성과가 좋으면 현재 일부 가입자의 혜택을 늘릴 수 있다. 2008년 1월부터 시행한 출산 크레디트도 그런 제도다. 가입자가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하는 경우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하는 제도로 국민연금이 비용의 70%를 대고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1월 이전에 한 자녀였던 가입자가 그 후 둘째를 낳으면 가입 기간을 12개월 더해 준다. 셋째를 낳으면 추가 인정 기간이 30개월로 늘어난다. 군 복무 크레디트 제도도 도입했다. 2008년 1월부터 병역 의무를 끝낸 현역병이나 공익근무요원들은 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6개월간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받는다.”

―올해 국민연금 운용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투자지역 다변화를 위해 해외 투자의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미국과 네덜란드의 연기금은 기금의 30∼70%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은 아직 10% 미만인데 20%로 늘릴 예정이다. 올 4월 말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금액은 시가 기준으로 32조8000억 원이다. 국내외 금융환경과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과제다. 신재생에너지, 광물자원 등 새로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수익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주식투자 비중도 늘릴 것이다. 주식투자는 많은 위험이 따르긴 하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릴 것이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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