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 “난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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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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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에 동성에게 성폭행 당해” 진술도성폭행 후 잠자고 일어나 태연히 사우나

대낮에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5·사진)이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를 ‘반사회적 인격장애인’이라고 진술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7일 서울 영등포구의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A 양(8)을 납치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수철이 지난해 정신병원에 다녔고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그는 또 유년기에 동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수철은 사건 당일 오전 9시경 초등학교 정문으로 들어간 뒤 9시 51분경 후문을 통해 등교하던 A 양을 보고 평소 공사장에서 기공업무를 하며 갖고 다니던 문구용 커터칼로 겁을 줘 직선거리로 680m 떨어진 자신의 단칸방까지 끌고 갔다.

방에서 A 양을 성폭행한 김수철은 잠이 들었다가 오후 2시경 일어나 아이가 도망간 것을 확인했다. 오후 3시경 집에서 50m 떨어진 단골 식당에 들어가 냉면을 한 그릇 주문했다. 식사 후 사우나를 하고 오후 7시경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찰과 마주쳐 격투 끝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김수철은 전과 12범으로 1987년 부산의 주택가에 침입해 남편이 보는 앞에서 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 실형을 산 것을 시작으로 총 17년을 교도소에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에는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15세 남자 청소년을 성추행했으나 합의해 기소유예를 받았고 2007년에는 술집에서 취객을 마구 때려 2년간 복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수철은 사건 당일 오전 영등포역 인력시장에 나갔다가 일거리를 찾지 못해 함께 모인 일꾼들과 맥주 1캔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식당에서 소주 1병과 맥주 2병을 마셨다. 경찰 관계자는 “김수철이 맥주를 마시면 이상하게 정력이 솟아오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김수철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부산에서 재첩국 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가 보육원에 자신을 맡긴 뒤 동성으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며 “3년 후 보육원을 나와 공장을 맴돌면서 18세 때 공장 경리에게 사랑을 고백했는데 ‘주근깨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여성에 대한 열등감이 생겼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수철은 2009년 출소한 뒤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정신병원을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정신병원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한동안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정신병원에서 그의 진단기록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수철의 여죄를 찾기 위해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으나 아직 별다른 혐의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동영상 = 슬리퍼 신고 비틀비틀 교문으로…
김수철 범행직전 CCTV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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