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여중생 아파트서 추락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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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0대 2명 입건… 자살위장 살해여부 수사

5일 오후 9시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지하철 7호선 남성역 근처. 친구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갔다가 홀로 돌아오던 중학교 2학년 한모 양(14)을 낯선 청소년 두 명이 막아섰다. 이들은 “친구가 잃어버린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애가 너랑 똑같이 생겼다”며 한 양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오토바이를 도둑맞은 친구와 만나 확인하자”며 한 양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로 끌고 간 이들은 아무도 없는 23층 옥상에 이르자 순식간에 강도강간범으로 돌변했다. 이들은 한 양을 협박해 5600원을 빼앗은 뒤 1시간 동안 한 양을 성폭행했다. 한 양은 오후 10시 45분께 23층 비상계단 창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한 양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친 이모 군(15)을 강간치사와 강도강간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공범 염모 군(16)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출청소년인 이들은 2009년 8월부터 서울 광진구와 송파구, 경기 하남시 등을 전전하며 청소년을 상대로 200만 원의 금품을 빼앗아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한 양이) 우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도망가려다 떨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군이 한 양을 강간한 직후 한 양 휴대전화를 옥상 출입문 앞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해 자살을 위장하려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 한 양의 휴대전화가 출입문 앞에 가지런히 놓인 것을 보고 자살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 이 군이 ‘아파트에 올라가지 않았다’거나 ‘한 양과 가족에 대해 상담을 나눴을 뿐’이라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계속한 것을 볼 때 ‘아파트를 내려온 뒤 한 양이 떨어졌다’는 진술도 거짓일 가능성이 있어 추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한 양 부모는 “밝고 명랑하던 아이라 강간 한 번으로 자살할 리 없다”며 “가해 학생들이 떨어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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