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초밥 달인’ 광주 농성동 안유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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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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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간 - 산낙지 초밥, 입맛 당기시죠?”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초밥 최강 달인으로 뽑힌 안유성 씨. 안 씨는 청정 남도 재료로 초밥 세계화를 이루는 게 꿈이다. 사진 제공 안유성 씨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초밥 최강 달인으로 뽑힌 안유성 씨. 안 씨는 청정 남도 재료로 초밥 세계화를 이루는 게 꿈이다. 사진 제공 안유성 씨
“홍어간 초밥이나 산낙지 초밥 같은 남도의 향이 밴 초밥을 만들고 싶어요.” 광주 서구 농성동에서 일식집 ‘가메’를 운영하는 안유성 씨(40)는 초밥의 달인이다. 그는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초밥 최강 달인 3인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안 씨를 제외한 두 명 중 한 명은 서울과 도쿄, 홍콩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일본인, 나머지 한 명은 서울 강남에서 활동하는 요리사다.

안 씨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벌교 참꼬막, 3년 된 묵은 김치, 나주 생고기, 완도 참복어 등으로 초밥을 만들어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은 안 씨의 초밥에 대해 “일본식 초밥이 아닌 남도식 초밥으로 대중화,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최근 TV 프로그램서 참꼬막 초밥 등 큰 관심
“남도의 향 담긴 초밥으로 일본식 초밥 누르고 싶어”

최강 달인답게 안 씨가 만든 초밥은 맛과 모양, 무게가 기계로 찍어낸 듯 일정하다. 안 씨는 2초 만에 밥과 재료로 15∼18g의 초밥을 만들어낸다. 15g은 저녁용, 18g은 점심용으로 밥알 수는 각각 320, 350개다. 안 씨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밥알 수가 틀리지 않는다. 오차가 있어도 서너 개”라며 웃었다.

안 씨는 눈을 감고 손끝으로 생선회 종류를 알아낼 정도로 촉각이 뛰어나다. 손의 온도가 생선회의 신선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얼음물로 씻는다. 그는 호텔 조리장 시절 하루에 초밥을 최고 8000개까지 만들어봤다고 한다.

안 씨가 요리사의 길로 들어선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안 씨의 어머니는 전남 나주에서 50년 넘게 한식집을 운영했다. 어릴 적부터 음식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고교 졸업 후 상경해 일식집에서 주방 보조 일을 하면서 요리를 배웠다.

“요리는 솜씨보다 신선한 재료에 따라 맛이 좌우됩니다. 제철에 맞는 음식을 고르는 눈이 중요합니다.” 일식당과 호텔, 초밥전문점에서 솜씨를 인정받은 그는 요리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남부대 조리학과를 다니고 일본 니가타 요리학교를 수료했다. 그는 4년 전부터 순천대 조리과학과 겸임교수로 1주일에 한 번 강단에 선다.

10년 전 광주로 내려와 무등산관광호텔 조리장을 하던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광주에 머물 때는 직접 만든 초밥과 홍어, 굴비 요리를 대접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안 씨가 만든 초밥을 청와대까지 가져가 먹을 정도로 안 씨의 음식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의 초밥 만드는 비결은 뭘까. “초밥은 어느 한쪽의 맛이 강하지 않고 씹는 질감을 잘 살려야 합니다. 밥과 재료가 조화를 이루도록 궁합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매년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식품산업전에서 광주일식조리사협회 회원들과 함께 초밥 시식회를 열어 수익금을 장애인 단체에 전달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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