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수십년째 첨성대 코스… 경주 수학여행 지겨워요”

수도권 초등교사들 쓴소리

2박 3일 일정으로 경북 경주지역 수학여행 프로그램 개발 팸투어에 참가한 수도권 초등학교의 체험지도 교사 30명이 27일 신라문화체험장에서 탁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신라문화원

“경주가 정신 차려야 합니다. 지금 수학여행 패턴이 얼마나 바뀌고 있는데 아직도 구태의연한 게 너무 많아요.” 27일 경북 경주시에서는 사단법인 신라문화원이 주최하는 ‘수도권 초등교사 초청 경주 수학여행 프로그램 개발 팸투어’가 시작됐다. 참여한 체험지도 교사 30명은 경주에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이 행사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이들의 지적은 수학여행이 테마별로 벌써 다양해졌는데 경주는 여전히 첨성대 등 시내권 유적지를 빙빙 도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지금은 학교 전체가 아니라 학급 단위로 소규모 수학여행이 많아지고 있다”며 “테마도 가령 강원 철원군의 ‘통일기행’처럼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행태가 많아지므로 경주도 이런 추세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숙박업소의 불친절과 부실한 식사, 문화유적 관람 때의 불편함 등을 꼽는 교사도 있었다. 경주 수학여행 사례를 발표한 최재혁 교사(40·경기 수원시 황곡초교)는 “경주의 숙박업소나 식당들은 아직도 초등학생 수학여행이라면 대충 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부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적지 입장료도 언제까지 돈을 거둬 내야 하느냐”며 “신용카드로 입장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해줄 것을 조계종단 등에 건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라문화원 측은 교사들에게 첨성대와 안압지를 중심으로 ‘경주의 밤’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그동안 수학여행 코스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았던 경주남산 답사와 양동마을 체험을 시도했으며, 대릉원 옆 신라문화체험장에서 신라금관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