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명태 ‘씨’ 뿌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러시아와 협력 인공수정-방류사업 추진깵 어획 쿼터도 늘려
설 앞두고 값 상승 대비
정부비축 381t 조기 방출

명태는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먹는 생선이다. 찜, 찌개, 탕, 부침개, 젓갈 등 요리 형태도 다양하다. 국내 명태 소비량은 35만1548t(2008년)으로 오징어(27만5576t), 고등어(16만8891t)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명태는 한반도 인근 바다에선 단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다. 동해의 수온 상승으로 2008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 명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명태 최대 공급국인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해 명태 어획 쿼터를 확대하는 한편 치어 인공수정 및 방류 사업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농식품부가 명태 확보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명태 값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명태의 kg당 가격은 2007년 1592원, 2008년 1711원, 2009년 3039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러시아 근해의 어획 쿼터를 제외하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탓에 공급이 불안정한 반면 수요는 매년 늘어나 값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수산물 가공, 유통, 조선 분야의 러시아 현지 투자를 확대해 그 대가로 명태 어획 쿼터를 늘릴 계획이다. 연해주에 조선소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한-러 어업협력공사’를 설립해 어획부터 생산, 가공, 유통까지 양국이 함께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수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로 안정적인 어획 쿼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동해에서 명태가 다시 서식할 수 있도록 인공수정 및 방류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당장 설을 앞두고 명태 값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 비축분 381t을 조기 방출하고, 민간 비축분 1만3219t도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한-러 협력 확대와 방류 사업을 통해 명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동해에서 다시 명태가 잡히면 지역 경제와 식품산업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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