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학살 때 조선인 6600명 희생” 日敎組 한국통계 인용 수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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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언론 “역사왜곡” 반발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 소속 교사들이 1923년 9월 일본 관동(關東)대지진 당시 일본인이 조선인에게 자행한 테러(관동대학살)로 인한 사망자가 6600여 명에 이른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희생자 수를 축소해 왔으나 일본 100만 교사 가운데 30만 명가량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일본 최대 교사단체인 일교조는 한국 측의 통계를 받아들인 것. 그러나 산케이신문 등 일본의 우익언론은 “일본인을 과도하게 나쁘게 묘사해 그릇된 역사교육을 자행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야마가타(山形) 현에서 24일 열린 일교조의 교육연구 전국집회 보고에서 소속 교사들은 “인권의식을 고양하고 당시 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알리기 위해 관동대학살의 희생자가 6600여 명에 이른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교조 전국 집회는 1년에 한 번씩 모여 전년도 교육사례를 발표하는 자리다. 일본 극우단체의 역사 미화 움직임과는 달리 학생들에게 편향되지 않은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관동대학살은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인 사망자가 9만3000여 명에 이르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자 일본 정부가 민심 수습을 위해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촉발된 무차별 학살 사건. 당시 독립신문은 사망자를 6661명으로 보도했으나 일본 측은 줄곧 희생자가 2000여 명이라고 축소 은폐해 왔다.

일본의 초중고교 역사교과서 대부분은 관동대학살에 대해 서술하고 있지만 희생자 수에 대해서는 많은 편차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망자를 6000∼7000명으로 기술하고 있는 교과서도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산케이신문은 “당시 조사에 따르면 6000명이라는 희생자는 있을 수 없는 숫자”라며 “한국 측이 주장해온 근거 없는 숫자가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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