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무덤 발굴현장 허난성 시가오쉐 마을 가보니
지난해 도굴사건 조사중 발견
금-은 부장품 체로 걸러내 찾아
일부선 “진짜 무덤 아니다” 반론
발굴팀 인골 유전자검사 나서
“발굴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무엇이 더 나올지 모르죠.”
30일 삼국지의 영웅 위(魏) 무왕(武王) 조조(曹操·155∼220·사진)의 무덤 고릉(高陵)이 발견된 중국 허난(河南) 성 안양(安陽) 현 안펑(安豊) 향 시가오쉐(西高穴) 촌을 찾았다. 무덤은 벌판 한가운데 있었다. 발굴 현장 2곳에는 유물 보호를 위해 강철 구조물로 된 지붕이 덮여 있었다. 또 울타리를 쳐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
현지 주민들은 흥분해 있었다. 주민 양톈청(楊天成·60) 씨는 “농사를 빼곤 마땅히 먹고살 게 없는 곳인데 조조 묘가 관광명소로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몇 가구씩 드문드문 모여 있는 마을은 옥수수와 고구마, 보리를 주로 재배하는 전형적인 시골이었다.
이곳에 ‘조조 역사박물관’이 세워지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했다. 쑨잉민(孫英民) 허난 성 문물국 부국장은 “이미 지방정부가 문물을 전시하고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 잇따랐던 증거들…우연한 발견
이곳 지하에 큰 무덤이 있을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1998년 이 마을에서 345년에 조성된 큰 고분이 발굴됐다. 당시 무덤에서 위 무왕의 무덤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기록이 나왔다. 그러나 당시에는 예산 문제와 자료의 신빙성 문제 등으로 본격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공안이 도굴사건을 조사하다 새 고분의 존재를 확인했다.
실제 안양 현은 조조의 왕도였던 예청(업城)과 접하고 있다. 옛 무덤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도굴도 성행해 왔다. 현 정부 관계자는 “우리 현은 고분이 밀집해 도굴사건이 많다”며 “공안의 단속으로 도굴사건 4건을 해결하고 20여 명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2008년 공안은 ‘조조 무덤’에서 훔쳐온 부장품 3건을 회수하기도 했다. ○ 조조의 무덤은 고의로 훼손됐다
전문가들은 조조 무덤의 훼손 흔적과 관련해 물건을 훔칠 목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보복이나 개인 원한을 갚기 위한 무덤 파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훼손은 매장 뒤 얼마 안 돼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류칭주(劉慶柱) 전 소장은 “무덤에서 발견된 두개골의 앞면이 고의로 훼손돼 있고 ‘위무왕’이라는 명문이 적힌 것들은 모두 망가져 있었다”고 전했다.
석문의 돌조각은 명문이 있는 경우 어김없이 훼손돼 있었다는 것. 도굴과 관련한 책을 여러 권 저술한 작가 니팡류(倪方六) 씨는 “조조 무덤의 첫 도굴은 무덤의 맥을 끊어놓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부장품 200여 건 가운데 목걸이나 옥대 등에 붙이는 금 은 옥 등 작은 것들은 체로 걸러내 찾아낼 수 있었다. ○ 새로운 의문과 반론
일각에서는 이 무덤이 조조의 진짜 무덤으로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런민(人民)대 국학원 위안지시(袁濟喜) 부원장 등은 “부장품들이 다른 곳에서 옮겨온 것일 수 있고 가짜 무덤일 수 있다”며 “성급하게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또 인터넷에서는 △도굴방지 장치가 없고 △조조는 생존했을 때 무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72개의 가짜 무덤 중 하나라는 의문들이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해 판웨이빈(潘偉斌) 발굴팀장은 이날 현장 기자회견에서 “현장을 와 보지도 않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조조 무덤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발굴팀은 무덤에서 나온 인골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하면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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