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순신 함대 막강 전투력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소나무 목재 -벌목 운반인원 사전확보 관리
2년간 40여척 건조… 함대 조기완성이 원동력”
전남대서 ‘거북선’ 학술대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이끈 전라좌수영이 짧은 시간에 군선을 대량 건조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사전대비와 인적, 물적 자원의 효율적 관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은일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 연구원은 20일 내놓은 논문 ‘전라좌수영의 군선 목재조달’을 통해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현재 전남 여수시 위치)은 양질의 목재를 사전에 확보해 전쟁 초기 거북선 3척을 포함한 40여 척의 군선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은 1591년 3월경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뒤 2년여 동안 군선 40여 척을 건조했다. 그는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다음 달 첫 출정을 하는 등 전쟁 초기에 전라좌수영 함대를 지휘해 각종 해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라좌수영은 당시 조정에서 파악하고 있던 것과 달리 군함 건조에 쓰는 목재를 원활하게 공급받았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군선을 제작할 각종 자원이 잘 관리된 것.

전라좌수영은 조선시대 초기부터 여수시 금오도, 고흥군 팔영산 등 30여 곳에 군함 건조에 쓰는 수령 100년 이상 된 소나무 목재를 조달하는 산림(선재처)을 관리했다. 여수시 돌산읍 등 20여 곳은 목장으로 운영했다. 전라좌수영이 운영하던 산림은 당시 국가산림의 10% 이상에 해당한다.

전라좌수영은 관원들에게 군함 건조용 산림을 지키게 했고, 전라좌수사가 수시로 산림상황을 보고받았다. 백성들이 목재를 베다 들통이 날 경우 처벌은 물론이고 해당 고을 수령도 파면당할 정도로 중요시했다. 군관이 목재 벌목작업을 통솔하고 전문가인 장인들이 벌목을 했다. 각 진영 수군들은 군선이나 뗏목으로 목재를 운반했다. 송 연구원은 “운반 통솔자로 나갈 만큼 백성들과 함께 호흡하는 이순신 장군의 지도력이 전라좌수영 함대 조기 완성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는 17일 전남대 여수캠퍼스에서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시기 여수 좌수영 거북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정청주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 소장은 “임진왜란 초기 거북선은 전라좌수영을 비롯해 여천선소 등에서 만들었다”며 “여수지역은 임진왜란 해전에서 맹위를 떨친 거북선이 태어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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