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시청 주변 ‘차없는 거리’에 시민들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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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내년 3월부터 주말-공휴일 차량 통행금지 계획
교통체증 불보듯… 시민단체 “충분한 의견수렴 필요”


“인천 남동구 구월동 종합문화예술회관 인근에 만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시가 다시 시청 주변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겠다니 주민 의견을 좀 들어보고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네요.”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인천시가 시청 앞 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내년 3월 ‘차 없는 거리’ 선포식을 갖고, 매주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 시청 앞 미래광장과 광장로의 차량 통행을 금지할 계획이다. 이 지역을 보행자 중심의 만남의 거리로 조성하고, 차량 출입을 통제한 도로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사업 추진 성과를 분석해 시청 앞 광장로부터 인천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극심한 롯데백화점 인천점 로데오거리까지 차 없는 거리를 확대 지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인천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인천의 상징적 공간인 시청 앞 도로의 차량 통행을 무조건 통제하기에 앞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의견 수렴과 활용 방안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올해 시내 주요 도로를 한꺼번에 파헤쳐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하면서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는 등 시민 불편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자전거 도로 건설 이후에도 이용객이 별로 없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청 앞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 씨(46)는 “주말에 구월동 CGV와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시민들로 가뜩이나 차량 정체가 심한데, 시청 앞 주변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면 시청 주변 길을 피해 가려는 차량 때문에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그동안 중구 인현동, 남구 인하대 후문, 연수구 옥련동, 부평구 부평동, 서구 가정동, 검암2지구 등 시내 6곳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지정 사실을 모를 정도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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