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단속 피하려다… 70대 할머니 추락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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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도박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70대 할머니 2명이 건물 아래로 떨어져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4일 오전 1시 24분 광주 동구 대인동 1층 식당 옥상에서 김모 씨(74·여)와 정모 씨(71·여)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 박모 씨(60)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박 씨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소리가 나고 잠시 후 ‘쿵’ 하는 소리가 들려 밖을 내다보니 할머니 두 명이 신음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와 정 씨는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김 씨는 곧바로 숨졌고 머리를 다친 정 씨는 의식불명 상태다. 숨진 김 씨는 전남 담양군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고 정 씨는 광주 광산구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식당 옥상 옥탑방에서 7, 8명이 도박하고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1층 출입문이 잠겨 있어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 도박꾼들은 경찰을 보자 불을 끄고 옥탑방 옥상으로 올라가 바로 옆 2층짜리 모텔 옥상 쪽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 두 할머니는 2.7m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은 옥탑방과 모텔 옥상 간 높이가 60cm 정도고 건물 간 거리도 50cm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할머니들이 모텔 건물 벽을 기어오르려다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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